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의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시작됐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출시된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의 이틀간 신청 건수는 은행들의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수준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집계한 첫날 신청(주택금융공사·6대 은행 접수) 건수는 2천406건(금액 2천386억원)이었다.
신청 폭주를 대비했던 시중은행들은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가입 신청 요일이 달라 신청이 분산된 점을 고려해도 예상보다 호응이 적다는 반응이다.
안심전환대출은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서민·실소유자가 보유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의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부부합산소득 7천만원 이하, 주택 가격(시세 기준) 4억원 이하인 1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고, 기존 대출 잔액 범위에서 최대 2억5천만원까지 갈아탈 수 있다.
인기가 없기는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도 마찬가지다. 이 특약 대출 상품은 간단히 말해 은행이 평소 약간의 이자를 더 받고(가산금리),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금리가 높아지지 않도록 `상한(캡)`을 적용해주는 구조다.
은행들이 지난해 7월 금리가 상승기에 접어들자 금융당국의 권고로 일제히 선보였지만, 수요가 거의 없어 결국 올해 7월 혜택을 늘렸다.
금리 상승 제한 폭을 기존 연 0.75%포인트(p)에서 최소 0.45%포인트까지 줄이고, 가입 비용 성격의 가산금리(0.15∼0.2%포인트)도 한시적으로 면제했다.
이처럼 상품 구조를 개선한 뒤 7월부터 9월 16일까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모두 583건, 872억4천900만원어치의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했다.
앞서 작년 7월 출시 이후 올해 6월까지 판매 실적(62건, 109억9천700만원)과 비교하면 건수와 금액이 두 달여 사이 약 8∼9배로 뛴 것이지만, 이전 실적이 워낙 미미한 데 따른 기저 효과일 뿐 전체 가계대출 규모에 견줘 여전히 판매가 매우 부진한 상태다.
1년여 동안 이뤄진 금리상한형 대출 규모(645건, 982억4천600만원)는 이 상품의 가입 가능 대상인 5대 은행 전체 변동금리 가계대출 약 522조3천억원(8월말 기준 잔액 696조4천500억원×변동금리 비중 75%)의 약 0.02%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은 금리 추가 상승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둔감한 반응에 비해 상품의 금리 메리트가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소득(부부합산 7천만원이하), 주택가격(시세 4억원이하) 등의 조건도 까다로워 사실상 수도권에서는 신청 자격을 갖춘 사람을 찾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최저 금리가 연 3.7%인데, 2019년 안심전환대출 당시 2%대 초반 금리와 비교해 대출자 입장에서 메리트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일찌감치 2020년께 초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받은 경우, 개인별 가산금리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코픽스 등 지표금리 상승분만 오르기 때문에 여전히 금리가 3%대 초중반인 경우가 많다. 고객 입장에서는 미래 위험을 고려해도 3.7%를 굳이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상품성이 뛰어나지 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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