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제기한 BYC 이사회 의사록 열람 및 등사 허가 신청을 받아들였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16일 지난 2016년부터 올해 5월까지 BYC와 이 회사 대주주 일가 내지 특수관계기업 사이에 이루어진 거래와 관련된 이사회 의사록 열람 및 등사를 허가해달라는 트러스톤의 신청을 전부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4월 BYC에 이사회 의사록 열람 청구권을 행사했지만 BYC가 특별한 이유없이 이를 거부해 지난 5월 이사회의사록 열람 및 등사를 허가해달라는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법원은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요구한 이사회 의사록 열람·등사는 주주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BYC 주장처럼 내부거래가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면 이사회 의사록 열람 및 등사를 허용하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BYC의 기업가치가 대주주 일가 등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신한방, 신한에디피스 등 특수 관계 기업과의 내부거래로 인해 훼손되고 있다는 의혹을 규명하고 BYC의 내부거래들이 상법상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의사록 열람 및 등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BYC측은 문제 제기한 내부거래는 적법하게 이루어졌으며, 이사회 의사록 열람청구는 주가 부양을 위한 압박 수단에 불과하다고 반박해왔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법원 결정을 바탕으로 BYC본사를 방문해 이사회 의사록을 열람하고 해당 거래가 이사회 결의를 포함해 상법상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면밀히 따져볼 예정이다. BYC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해온 트러스톤자산운용은 BYC의 내부거래와 관련된 각종 의혹 등이 확인될 경우 향후 회계장부 열람청구, 주주대표소송, 경영진의 책임규명을 위한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2020년 10월 트러스톤ESG밸류크리에이션1호 펀드를 통해 태광산업과 BYC 등을 겨냥한 행동주의 투자를 진행해왔다. 18일 현재 BYC 보유 지부은 8.13%로 2대주주에 올라 있다. 트러스톤측은 지배구조개선을 위해 BYC 경영진과 1년이상 비공식 대화에 진전이 없자 지난해 12월 23일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 공시한 뒤 주주서한발송 등 활동 강도를 높였다.
트러스톤측은 BYC의 기업가치를 장기간 저평가받게 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온 특수 관계기업들과의 불공정 내부거래가 사실로 확인되고 향후 이 같은 거래가 줄어든다면 기업가치 제고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들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에스엠), 트러스톤자산운용(태광산업, BYC), VIP자산운용(아세아시멘트), 안다자산운용(SK케미칼), 라이프자산운용(SK㈜) 등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기관투자가들이 기업에 주주가치 제고를 공격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난 15일 신생 행동주의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와 다툼을 벌여온 에스엠엔터테인먼트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소유한 라이크 기획과 계약을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행동주의 펀드를 통한 기업 거버넌스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앞서 동원산업이 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반대로 합병비율을 조정하고,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는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를 받아들여 2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기업이 유독 저평가받는 이른바 코리아디스카운트 현상의 주원인으로 꼽힌다”며 “BYC에 대한 법원결정은 기관투자자의 주주활동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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