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세번째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선 가운데, 국내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오는 11월 또 한차례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준은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또 인상했다. 6월과 7월에 이은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3.00∼3.25%로 끌어올렸다.
이번 자이언트스텝은 앞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8.3%) 발표 이후 시장에서 예상됐던 조치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 변화에 더욱 주목했다.
이날 회의 후 공개된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전망치는 4.4%로 6월(3.4%)보다 1.0%포인트 높아졌다. 내년 말 전망치는 3.8%에서 4.6%로 상향됐다. 올해 남은 두 차례(11월, 12월) FOMC 정례회의를 통해 1.25%포인트 금리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7월에는 긴축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이번에는 고강도 긴축을 강조하고 조기 완화에 대해 경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장 큰 변화는 올해와 내년 점도표 상향"이라며 "연준 전망대로라면 11월에도 0.75%포인트, 12월에도 0.50%포인트, 내년 1월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11월 초 열리는 다음 정례회의에서 0.75%포인트 인상이 결정된다면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이 단행되는 셈이다.
최제민·윤소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헤드라인 물가는 8월보다 소폭 낮겠지만 핵심 물가는 더 높게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9월 물가만으로 연준이 속도 조절에 나서기는 어려워 11월 회의에서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10월과 11월 물가를 확인할 수 있는 12월에서야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연준이 제시한 점도표를 고려할 때 11월 0.75%포인트와 12월 0.50%포인트 인상을 통해 올해 말 정책금리는 4.25∼4.50%로 전망을 수정한다"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나아가 내년 1분기에도 추가로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 인상을 통해 내년 미국 정책금리 전망치가 4.75∼5.0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연말까지 통화정책 회의마다 최소 0.50%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내년에도 추가 인상에 나서 최종 수준이 4.50%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 회의 결과로 당분간 증시 추세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금 연준의 스탠스는 물가 안정에 대해 `보고 대응하겠다`는 것"이라며 "물가 지표가 또다시 높게 나오면 추가로 상향 대응하는 연준의 입장 변화가 반복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이번 FOMC 회의에서 해소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상·하회하며 만들어낼 시장 변동성은 상·하방으로 모두 열려 있는 상황에서, 주가의 추세 반등 조건인 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당장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증권 허 연구원은 "미국 단기 금리가 높아짐에 따라 주식시장 자체 매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침체 위험이 커질수록 장기 금리 상승도 쉽지 않다"며 "전저점 테스트 가능성이 높지만, 점차 하락 폭은 진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9월 FOMC 회의를 통해 연준이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보다는 정책의 모호성을 제공했다"며 "매번 발표되는 데이터에 따라 증시 방향성이 수시로 바뀔 수 있다는 시장 참여자들의 기존 고민거리를 상당 기간 안고 가야 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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