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기업공개 즉, IPO 시장에서 쓴 맛을 보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던 제약·바이오 IPO 시장이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바이오 기업 4개사가 잇따라 증시 입성에 도전하고 나선건데요.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IT·바이오부 박승원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이번 바이오 기업 4개사가 주목받는 큰 배경은 무엇인가요?
<기자>
올해 들어 월별로는 가장 많은 기업이 IPO에 나서고 있는 게 주목받는 배경일 것 같습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상장한 바이오 기업은 겨우 6개사에 불과합니다.
한 달에 1~2개사가 상장하는 게 일반적이었고, 지난달에는 IPO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달에만 4개사가 IPO에 나서면서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감이 일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4개사가 공모에 나서고 있다고 했는데, 그 중에서도 주목할만한 기업으론 어떤 기업이 있을까요?
<기자>
연질캡슐 원천 제조기술을 보유한 알피바이오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알피바이오는 액상 형태의 내용물을 젤라틴과 같은 피막 안에 충전하는 제형인 연질캡슐 기술력을 앞세워 제약바이오, 건강기능식품 등 관련 협력 기업만 250개사가 넘는데요.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질캡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자개발생산(ODM)을 전문으로 하면서 지난해 매출액 1,150억원, 영업이익 59억원 등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바이오 기업들은 수익 보다는 기술 등 미래 성장성을 내세우며 기술특례상장에 나서는 게 대부분인데, 알피바이오는 다른 바이오 기업과 달리 실적을 크게 내고 있는 겁니다.
이런 강점을 인정받아 이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5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최종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인 1만3천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앵커>
알피바이오 외에 또 주목할 기업은 어떤 기업이 있을까요?
<기자>
다음달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을 앞둔 코넥스 기업 선바이오도 주목할 기업 중 하나로 꼽힙니다.
특정 약물의 약효 기간을 늘리거나 기존 제품 대비 독성을 완화하는 페길레이션 기술을 개발하는 선바이오는 기관 수요예측에서의 흥행 실패를 딛고 일반청약에서 세자릿 수 경쟁률로 반전을 보였는데요.
탄탄한 기술력에 주관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하단보다 20 이상 낮은 공모가를 제시하면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다는 평가입니다.
여기에 알피바이오와 마찬가지로 흑자를 내는 기업이란 점, 또 규정상 필요한 의무 기간보다 권한 행사기간이 길게 부여된 환매 청구권도 일반투자자의 투자심리를 끌어낸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두 번째 도전에 나선 면역질환치료제 개발기업인 샤페론과 의료기기 개발기업 플라즈맵도 다음달 일반 청약에 나서는데요.
이들 기업은 당장 매출이 없거나 영업손실을 기록중이지만, 기술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진단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관건은 이들 기업이 증시에 상장해 자리를 잡고, 이게 제약·바이오 IPO 시장의 반전을 시킬 수 있느냐 일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IPO에 나선 이들 기업의 흥행 여부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이미 하반기 들어 국내 대형 바이오주들이 반등을 보이는 가운데 증시에 입성하려는 일부 기업이 일반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실력이 있는 기업에 대해선 기대감이 큰 게 사실입니다.
여기에 이들 기업이 증시에 입성해 자리를 잡게 된다면 침체된 제약·바이오 IPO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증시 한파 속에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IPO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는데요.
관련해 운용사 관계자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A운용사 운용역 : 바이오주들이 시장 유동성이 많이 안 좋잖아요. 금리 인상되고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성장주들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죠. 바이오기업들도 사실 당장 실적이 나오는게 아니니까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이럴 때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정부의 복지 축소, 국방비 확대의 대표적 피해 업종으로 제약·바이오 업종이 꼽히면서 연기금과 운용사의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결국 이번에 증시 입성에 나서는 기업들의 공모 흥행, 여기에 증시 상장 이후 양호한 성과가 업종 전반의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승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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