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발생한 `축구장 참사` 당시 어린이 17명도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안타라 통신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리스티요 시깃 프라보워 경찰청장은 전날 밤 브리핑을 통해 이번 참사 사망자 수가 125명이며 부상자는 320명 이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시 사고로 어린이 17명이 사망했으며 7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네시아 중앙 정부 차원에서 사망자 수를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정부는 사망자 수가 174명이라고 발표한 뒤 일부 사망자 수가 중복 집계됐다며 125명으로 정정한 바 있다. 또 동부 자바주 경찰은 사망자가 127명이라 밝혔고, 사고 경기장이 있는 말랑 리젠시의 말랑 보건소는 사망자 수가 131명이라 말하는 등 당국마다 발표하는 사망자 수가 달라 혼선이 빚어졌다.
이번 사고는 지난 1일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 축구장에서 열린 `아레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축구팀 경기 후 밤 10시께 벌어졌다.
아레마 FC가 홈 경기에서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에 23년 만에 패하자 화가 난 홈팀 관중 일부가 선수와 팀 관계자들에게 항의하기 위해 경기장 내로 뛰어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장엔 수천 명의 관중으로 가득 찼다.
경찰은 난입한 관중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루탄을 쐈고, 수천 명의 관중이 최루탄을 피하려 출구 쪽으로 달려가다 뒤엉키면서 대규모 사망 사고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이 경기장에서는 최루탄 사용을 금지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슬픔에 빠진 인도네시아 전역에서는 사망자를 추모하는 행사와 함께 경찰의 대응을 규탄하는 집회도 이어지고 있다.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전날 밤 수백 명이 모여 사망자들을 애도하는 촛불 집회를 했으며 발리와 수라바야, 반둥, 람풍 등 인도네시아 전역에서도 축구 팬들이 모여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자카르타에서는 사망자를 애도하는 촛불 집회 후 수백명의 참가자들이 `경찰은 잔혹 행위를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경찰을 향해 `살인자, 살인자`라고 외치며 항의 시위를 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추모 행사가 경찰 항의 집회로 이어졌다.
온라인상에서도 최루탄을 사용한 경찰을 비난하는 글이 계속해서 퍼지고 있다.
여론이 악화하자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전날 성명을 통해 프라보워 경찰청장에게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시했다. 또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사고를 조사하기 위한 독립적인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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