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경제 지표가 여럿 공개됐죠. 시장의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역시나 ISM 9월 제조업 PMI입니다.
현지 시각 3일 미국 공급관리협회는 9월 제조업 PMI가 50.9를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이지만 50을 상회하며 확장 국면은 유지한 모습입니다. 흐름도 체크해보겠습니다. 지난 2020년 5월 해당 지표는 43.5를 기록한 바 있고, 이후 약 28개월 연속 확장세를 보였는데요. 이번 수치는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며, 4개월 연속 약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고용과 신규 주문이 감소한 점이 지표 하락으로 이어졌는데요. 신규 주문 지수는 전달의 51.3에서 47.1로 하락했고요. 고용 지수도 지난 8월의 54.2에서 48.7로 하락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티모시 피오레 ISM 회장은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고 있다며, 이는 작년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변화라고 했는데요. 특히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고, 따라서 기업들 역시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외에도 기업 운영에 부담이 되었던 공급망 병목현상은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 시장은 ISM 제조업 PMI가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자, 연준이 금리 인상을 급하게 할 필요가 줄어들었다고 판단하기도 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나쁜 소식이 오히려 좋은 소식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이날 S&P 글로벌이 집계하는 9월 제조업 PMI도 공개됐는데요. 52.9로 집계되며, 앞서 발표된 예비치를 상회했고 전월치인 51.5도 웃돌았습니다. 해당 지표는 지난 6월부터 2년래 최저 수준에서 움직였는데요. 이번 지표는 해당 수준에서 개선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큰 흐름으로 봤을 때, 아직 제조업황이 둔화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데요. 크리스 윌리엄슨 S&P 글로벌 수석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가 개선된 흐름을 보인 건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달간 지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제조업황은 경기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리치먼드 연은 “연준, 강달러에도 美 경제에 집중”
브레이너드 “연준, 강달러에도 긴축 기조 유지”
오늘은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의 발언이 있었는데요. 강달러가 우려스럽지만, 연준은 미국 경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바킨 총재는 현지 시각 3일 애틀랜타 연은이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했는데요. 현재 달러를 차용하기로 한 국가들이 많다며, 이는 달러를 상대적으로 비싸게 만들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 어떤 부수적인 피해가 있을지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바킨 총재는 자신 역시 달러 강세가 미칠 영향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연준의 최종적인 목표는 미국 경제를 안정적으로 끌고 나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도 발언을 내왔는데요. 글로벌 공급망, 인구, 무역 관계 변화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단기 인플레이션 압력이 치솟게 되는 상황들을 더 자주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고 했는데요. 이는 점진적 금리 인상의 효과를 떨어트리는 등 시장 개입을 더욱 까다롭게 만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긴축을 더 길게 끌고 갈 수도 있다고 시사했는데요.
바킨 총재의 발언은 지난 현지 시각 30일 있었던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의 발언과 결을 같이하고 있는데요.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달러 강세로 다른 나라들이 추가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긴축 정책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CS, 부도 위험 증가…”리먼 사태 반복 가능성 등장”
스위스의 대형 투자은행이죠. 크레디트스위스가 오늘 시장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크레디스스위스 붕괴 가능성이 등장했고, 일각에서는 제2의 리먼사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는데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현지 시각 30일인 지난주 금요일, 크레디트스위스는 유럽 시장에서 11% 하락 마감했는데요. 파이낸셜 타임즈는 이날 크레디스스위스가 재정 건전성과 관련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주요 투자자들과 대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크레디트스위스는 다가오는 27일 구조개혁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이를 앞두고 크레디트스위스가 결국 파산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실제로 이날 크레디트스위스의 CDS 즉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250bp 수준 위로 올라왔습니다. 신용부도스와프는 부도로 인해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를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용파생상품이죠. 이 CDS 프리미엄이 커졌다는 건 높은 금액을 내야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 부도 위험이 커졌다는 걸 의미합니다.
여기에 주말 사이 울리히 쾨르너 크레디트스스위스 CEO는 직원들에게 서한을 보냈는데요. 크레디트 스위스의 유동성과 자본 상황은 탄탄하다며,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크레디트스위스를 재편하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크레디트 스위스가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경에는 재정 건전성이 최근 몇 년간 크게 악화한 탓이 있는데요. 지난해 월가에 큰 충격을 줬던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마진콜 사태’ 기억하시는 분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미국인 투자자 빌 황이 운영하던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마진콜에 응하지 못하고 파산했을 당시 아케고스와 거래한 크레디트 스위스는 약 55억 달러를 잃은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외에도 크레디트 스위스는 3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크레디트 스위스는 현지 시각 27일 3분기 실적과 함께 구조개혁 방안을 공개합니다.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추가적인 자산 매각이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시장은 크레디트 스위스가 어떤 행보를 취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엘 에리언 “CS, 리먼 사태로 이어지지 않을 것”
씨티 “CS 사태, 美 은행에 영향 없어”
일각에서는 크레디트 스위스가 결국 제2의 리먼 사태로 이어질 거란 추측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 2008년, 리먼 브라더스가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로 결국 파산하자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금융 시장이 얼어붙었죠. 이 때문에 크레디트 스위스가 파산하게 되면, 리먼 브라더스 사태처럼 이는 일종의 트리거 즉 방아쇠가 되어 글로벌 금융 시장을 어렵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겁니다. 이 논란은 지난 주말 사이 SNS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습니다.
한편 크레디스 스위스 파산 가능성을 제2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보는 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는데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은 크레디트스위스의 재정 건전성 문제가 리먼 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리먼 사태는 거래 상대방 위험 즉 금융 거래에서 거래상대방이 결제를 불 이행했기에 촉발됐다며, 크레디트 스위스 사태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크레디트 스위스 문제와 최근 있었던 영국발 금융 혼란을 살펴보면 시장은 시장 기능 그 자체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런 문제는 몇 년간 시장에 유동성이 넘쳐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씨티은행의 키스 호로위츠 애널리스트 역시 크레디스스위스를 둘러싼 우려가 과장됐다고 분석했는데요. 호로위츠 애널리스트는 크레디트스위스가 문제가 미국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작다고 했습니다. 특히 미국 은행이 리먼 브라더스 사태 당시보다 더 많은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유동성 측면에서 대차대조표가 근본적으로 다르며, 은행들은 모든 신용 부도 위험에 대해 상당한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콰텡 英 재무장관 “감세 정책, 시장 난기류 일으켜”
어제 트러스 정부가 지난주 시장을 뒤흔들었던 감세 정책의 일부를 철회했다는 보도가 나왔죠. 이후 오늘 시장은 좀 안도하는 모습인데요. 또, 콰지 콰탱 영국 재무 장관은 관련 발언을 내놨는데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현지 시각 3일 쿼지 콰탱 영국 재무부 장관은 영국 보수당 연례 총회에 참석했습니다. 이에 앞서 콰탱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소득세 최고세율 45% 철폐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는데요. 이번 감세 정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이 중 소득세 최고세율만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건데요. 인지세 인하와 법인세 인상 철회 계획과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트러스 내각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고, 외신들은 이번 행보를 정책 유턴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콰탱 장관은 보수당 연례 총회에서 감세 정책 발표 이후 어려운 날들을 보냈다며, 감세 정책이 약간의 난기류를 일으켰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방해 요소는 없다며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성장 패키지의 주요 부분을 집행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했는데요. 가디언은 아직 영국 정부가 인지세 인하 등을 추진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앞으로 영국 정부가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해 증명할 부분이 많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영국 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의 폴 존슨 소장은 콰탱 장관이 재정 건전성을 증명하기 위해 더 많은 일들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아직 감세안의 몇 주요 부분은 고수하고 있는 만큼 사회보장 시스템, 공공 지출 등의 분야에서 재정을 삭감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예은 외신캐스터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