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쇼크'…반도체 이익 반토막 추정

양현주 기자

입력 2022-10-07 14:52   수정 2022-10-07 14:53


    <앵커>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3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했습니다. 반도체 수요 부진이 예상보다 더 강했다는 평가인데요. 연말까지 반도체 시장 반등은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자세한 이야기 산업부 양현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양 기자 일단 3분기 실적 간단히 짚어보죠. 예상 보다 얼마나 더 안 좋게 나온 겁니까?

    <기자>
    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76조 원, 영업이익 10조 8천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나 줄었습니다.

    영업이익이 10조 원대로 떨어진 건 6분기 만입니다.

    당초 반도체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치를 계속 낮춰 잡고 있었습니다.

    불과 2달 전만 해도 14조 원 중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최근엔 11조 원 중반까지 전망치가 낮아졌던 상태입니다. 그런데 실제 영업이익은 그것보다도 1조 원이나 적었습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예상보다 IT 제품 수요가 더 줄어들어 메모리 분야 이익이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6조 원에서 7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3분기 반도체에서만 11조 5,800억 원을 넘게 벌어들인 것과 비교하면 영업이익 감소분이 4조 원~5조 원대에 이르는 겁니다.

    문제는 4분기 실적 역시도 하락세를 유지할 예정이라는 겁니다.

    아직 완제품 기업에 재고가 많이 남아있는 터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3분기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인데요.

    스마트폰, PC, TV 등 세트 수요 하락 속도가 빠른데, 반도체 주문 축소 속도는 더 빨라서 4분기 통상적인 호실적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전사 영업이익이 10조 원 아래로 내려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과 키옥시아는 설비투자 규모를 축소하는 등 감산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는 시장원리대로 수요보다 공급이 많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공급과잉 상태에서 일반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가격 방어를 위해 생산량을 축소하는 선택을 합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이와 반대로 `정면 돌파`를 선언했습니다.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한 건데요.

    반도체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데, 최근 반도체 수요 확대로 이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 지점에 기대를 걸고 있는 건데요. 짧은 하락 기간에 투자를 확대하고 제품 경쟁력을 높여 상승주기가 시작될 때 더 큰 폭으로 이익을 내겠다는 전략입니다.

    다만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선두 지위를 획득한 이후부터 공식적으로 `감산`을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현재 과점 체제인 메모리 시장에서 인위적인 생산량 조정 계획은 자칫 가격담합으로 비춰질 수 있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겁니다. 실제 삼성전자를 비롯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미국 등에서 고객사들에게 가격담합 의혹 집단소송을 당한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지속된 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일정 부분 설비투자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합니다.

    공식적인 감산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재고 소진 가속`, `고객사 출하량 감소` 등의 표현을 쓰며 사실상 생산 속도를 조절하며 공급과잉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앵커>
    미국 상무부가 중국기업에 미국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신규 규제 조치를 이르면 우리시간으로 오늘(7일) 저녁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중국에 생산공장이 있잖아요. 피해를 볼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기자>
    일단 로이터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외국기업에 대한 수출은 건별로 별도 심사를 거칠 예정입니다.

    허가 절차가 새로 생기겠지만 당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파악됩니다.

    오히려 이런 대중국 수출규제에 의한 반사이익을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기업들이 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다만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이미 중국에 투자한 규모만 수십조 원에 달하는 만큼 중국에 추가적인 투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추가 제재에 따라 피해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 대해선 새로운 소식이 나오는 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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