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국내 증시 진단을 위해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했는데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전망치를 밑돌면서 `어닝쇼크`를 보여줬네요?
<기자>
네. 오늘 개장 전에는 삼성전자가, 오후 3시경에는 LG전자가 각각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예상대로 기대에 못 미치는 아쉬운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전 세계 긴축 정책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가계 경제가 급격히 악화된 것이 두 기업에 충격을 줬습니다.
두 기업의 주력 제품인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3분기 실적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양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어닝 쇼크를 기록했습니다.
3분기 매출액은 21조1,714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지만,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기 때문입니다.
3분기 영업이익은 7,466억 원으로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최저치였는데요.
수치상으로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이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에 GM전기차 리콜 관련 4,800억 원의 충당금이 일시적으로 반영된데 따른 것입니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영업이익이 원자재값 상승과 해상 운임 인상으로 기대치를 하회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오늘 발표된 실적은 회사 내부에서 집계한 잠정실적이기 때문에 따로 가이던스(증권가 전망치)가 발표되지 않는데요.
가이던스가 나오는 확정실적 발표일은 LG전자가 이달 27일, 삼성전자는 다음달 3일입니다.
<앵커>
삼성전자는 오늘 어닝 쇼크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선방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어떻게 분석했나요?
<기자>
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3.8% 오르는 동안 삼성전자는 6% 가까이 반등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추세가 전환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달에만 11% 급락한 것을 고려하면 회복세가 굉장히 빠른데요.
오늘 삼성전자 주가를 보면, 실망스러운 실적에 개장 직후 2% 급락했지만 빠르게 낙폭을 만회하고 보합권에 마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3분기 잠정실적 결과가 이미 선반영됐기 때문에 주가 방어가 가능했다고 말합니다.
이에 더해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보겠습니다.
[인터뷰/증권업계 관계자 : 첫번째는 (3분기) 실적이 나쁠 것이라는 전망은 시장에서 어느정도 컨센서스가 이루어져 있었고요. 두번째는 증시안정기금(증안펀드) 얘기도 있으니까 그 부분 때문에 주가가 회복되는 것 같습니다. 증안펀드가 집행되면 0121 전반적으로 수급관련해서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감이 포함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주가 하락을 방어해주는 재료들의 힘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전체 반도체 업황 역시 내년까지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승보다 하락 재료가 더 많다는 분석입니다.
끝으로 국내외 대형 반도체 기업들 가이던스에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반영되기 시작하면, 그 때가 삼성전자의 저점 매수 시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오늘 장 마감 이후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잠정실적을 발표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결과가 어땠나요?
<기자>
네. 반도체는 울었지만 배터리는 웃었습니다.
배터리 소재 가격 상승이 배터리 판매 단가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고,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요.
3분기 매출은 7조6천억 원, 영업이익은 5,219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액 90% 급증했고,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의 원통형 전지 수요가 우려와 달리 증가한 점과, 유럽 고객사의 자동차 생산량 회복으로 중대형 전지 매출액이 늘어난 점이 실적을 개선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공장 증설에 나서면서 북미 지역 생산거점을 발 빠르게 확보한 것도 주요했는데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점 역시 호재였습니다.
환율이 10원 오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분기당 100억 원씩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주가 흐름도 좋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7.8% 하락했지만 이달에만 벌써 13% 넘게 급등했는데요.
3분기 흑자 전환 기대감에 하락장 속에도 매수세가 대거 몰렸습니다.
<앵커>
다른 배터리주 실적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삼성SDI의 실적 전망도 살펴보겠습니다.
3분기 매출 전망치는 5조5천억 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5,10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호실적을 기록했던 지난 2분기 4,290억 원보다 16% 증가한 수치인데요.
제조업 경기 침체 속에도 삼성SDI의 호실적이 전망되는 이유는 배터리 매출이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매출이 가파르게 늘었고, 차세대 배터리인 젠 5(Gen 5) 매출 역시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젠 5의 경우 니켈 비중 확대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삼성SDI 역시 달러 강세로 수혜를 보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삼성SDI의 분기 영업이익은 75억 원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SDI는 다음달 1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호실적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지난달 8.7% 빠졌는데 이달 들어 8% 넘게 반등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금융 시장 상황으로 미루어 봤을 때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이던스가 상향되는 업종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가운데 배터리 업종은 향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몇 안되는 업종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증권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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