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HEV) 모델이 전 세계적으로 누적 판매량 20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 8월 현대차와 기아의 HEV 모델이 국내 1만3천166대, 해외 2만6천67대 팔려 누적 총 판매량이 200만6천795대를 기록했다. 배터리 충전을 통해 일정 거리를 전기차 모드만으로도 달릴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포함되지 않은 숫자다.
현대차·기아 HEV 중 누적 판매량 1위는 니로(49만9천52대)이며, 이어 쏘나타(28만8천491대), 아이오닉(25만1천494대), 그랜저(18만5천242대), 투싼(16만6천15대) 등 순이다. 올 연말 출시를 앞둔 7세대 그랜저에도 HEV 엔진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돼 HEV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2009년 준중형 세단 아반떼와 포르테로 HEV 모델을 첫 출시했다. 2010년까지 2년간 판매량은 두 차종을 합쳐 연간 6천대 수준이었으나 2011년 중형 세단 쏘나타와 K5도 HEV로 출시돼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본격 형성되기 시작했고 수출도 활발해졌다.
2014년에는 준대형 세단 그랜저와 K7도 HEV 모델이 나왔고, 2016년에는 친환경 전용 모델을 표방한 아이오닉 시리즈와 니로가 출시됐다.
HEV 판매는 2011년 3만대를 넘어선 데 이어 2012년에는 7만대를 돌파했다. 2016년에는 11만1천889대, 2017년에는 전년의 배 가까운 20만8천899대가 팔렸다.
이어 2020년에는 2013년을 끝으로 단종됐던 아반떼 HEV가 7세대 모델과 함께 재등장했고, 2020년 말부터 이듬해까지 투싼, 싼타페, 쏘렌토 등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에 HEV 라인업이 추가됐다. 2021년 현대차그룹의 HEV 연간 판매량은 역대 최대인 36만6천665대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8월까지 이미 32만7천95대가 판매돼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4% 증가한 터라 사상 처음으로 연 40만대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다른 친환경차 모델과 달리 국내 판매 비중이 크다는 것도 특이점이다.
현대차·기아의 PHEV는 누적 판매량의 99%가 해외 판매이고, 순수전기차도 해외 판매량이 국내의 배 이상이지만 HEV는 국내가 78만305대로 39%에 달한다.
쏘렌토, K8 등 인기 차종은 HEV 판매량이 내연기관 모델을 추월하는 양상도 보인다. 쏘렌토는 올 8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4만3천291대 중 HEV가 3만2천301대(74.6%)로 내연기관차 판매량을 크게 웃돈다. K8도 HEV가 1만7천61대로 내연기관 모델(1만2천47대)을 앞선다.
국내에서 개별소비세 감면 외에는 보조금 지급이 없음에도 이처럼 HEV의 인기가 높은 것은 내연기관차보다 우수한 연비와 정숙성, 전기 충전 인프라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충전 염려가 없는 점 등이 꼽힌다. 기술 발달로 동력 성능이 내연기관차를 넘어서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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