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미래차로 달린 2년...'100만' 국민주 등극

신재근 기자

입력 2022-10-13 19:13   수정 2022-10-1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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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로 취임 2주년을 맞습니다.

    전기차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로 현대차의 글로벌 위상을 단기간에 끌어올렸단 평가가 나오는데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강성노조 등 과제도 산적합니다.

    산업부 신재근 기자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신 기자, 먼저 판매량부터 보죠. 지난 2년 사이 현대차그룹의 위상이 어떻게 변화했나요?

    <기자>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모두 420만 대를 팔았는데요.(419만3,439대)

    일본 도요타그룹(637만7,017대)과 독일 폭스바겐그룹(507만1,930대)에 이어 글로벌 3위 입니다.

    2010년 이후 12년간 5위에 머물렀던 글로벌 판매 순위가 올해 두 계단 뛰어오른 건데요.

    경쟁사들이 반도체 부품난에 허덕이고 있을 때, 현대차그룹은 반도체 재고를 미리 확보해둔 덕분에 타격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또 반도체 대란 속에서도 전용 전기차 브랜드 출시, 제네시스 차종 확대 등 시장 변화에 공격적으로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앵커>

    차가 잘 팔리니 당연히 실적은 좋겠지요? 올들어 대표 기업들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데 현대차는 예외인 것 같습니다.

    <기자>

    올해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연간 예상 영업이익은 18조 원에 달할 전망인데요.

    2년 전 현대차그룹(현대차, 기아 합산)의 연간 영업이익이 4조3천억 원 수준이던 걸 감안하면 4배나 늘었습니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도요타와 폭스바겐보다 훨씬 높습니다. 판매량뿐만 아니라 실적도 세계 선두권 자동차 회사로 발돋움한 셈이죠.

    환율 효과를 본 측면이 크지만, 수익성이 좋은 제네시스와 SUV를 중심으로 차량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게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특히 현대차그룹이 도약할 수 있었던 건 제네시스의 기여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정 회장이 제네시스를 각별히 챙겼던 걸로 유명한데, 프리미엄 브랜드로 완전히 자리잡았다고 볼수 있나요?

    <기자>

    제네시스는 정의선 회장이 초기 기획부터 조직 개편에 이르기까지 개발 과정을 직접 주도한 프리미엄 브랜드인데요.

    정 회장 취임 이후 가장 두드러진 점은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이 크게 늘어났단 것입니다.

    정 회장이 취임한 2020년 4분기만 하더라도 전체 차량에서 차지하는 제네시스 비중은 3.7%에 불과했는데요. 올해 2분기엔 5.4%까지 늘었습니다.

    제네시스 차종도 다양해졌습니다. GV70 전기차 모델, GV60, GV80 등이 최근 2년 사이 출시됐습니다.

    제네시스와 함께 수익성 효자 차종으로 분류되는 SUV(스포츠유틸리티) 비중이 크게 증가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인데요.(43%→52%)

    SUV는 대당 판매 가격이 높기 때문에, 많이 팔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단번에 뛰어오르는 측면이 있습니다.

    <앵커>

    정 회장의 성과 중 높게 평가받는 것 중 하나가 `전기차` 아니겠습니까.

    전동화에 사활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기자>

    전기차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은 테슬라, 폭스바겐과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이는 전동화 비전을 일찍 수립했던 것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입니다.

    먼저 현대차는 지난 2020년 12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내놨는데요. E-GMP 플랫폼은 내연기관 플랫폼의 전기차와는 다르게 배터리가 바닥에 낮게 깔려 무게중심이 낮기 때문에 차량 운동 성능에 도움이 됩니다.

    현재 여기서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EV 6 등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판매 중심축도 완전히 전기차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 현대차 187만 대, 기아 120만 대 등 300만 대가 넘는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정 회장은 최근 전동화 속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고 있는데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선 속도전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앵커>

    현대차그룹이 전동화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전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기차 선점 경쟁을 치열하게 하면서 한편으론 자율주행과 UAM 등 미래 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더 이상 자동차만 팔아선 경쟁력이 없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 시절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50%, UAM 30%, 로보틱스 20%인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동 수단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 즉 UAM과 로봇 등의 쓰임새가 늘어날 것으로 본 겁니다.

    정 회장은 사재를 출연하면서까지 미국의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고요. UAM 사업을 위해선 미국에 UAM 법인 슈퍼널을 설립했습니다.

    <앵커>

    현대차그룹이 지난 2년 동안 엄청난 변신을 했다는 것 인정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를 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의 주주 수는 1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2년 전 58만 명이었던 주주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며 명실상부 국민주 반열에 오르게 된 건데요.

    같은 기간 기아의 주주도 25만 명에서 60만 명까지 급증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현대차 주식을 사는 사람 많지 않았습니다.

    외국산 브랜드에 비해 차의 품질은 떨어지고, 강성 노조에 올드한 이미지였던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현대차가 젊은 총수를 중심으로 전동화와 모빌리티 비전을 빠르게 현실화했고, 이를 투자자들이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반면 고질적인 강성 노조 문제, 여기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지요?

    <기자>

    현대차그룹은 예전부터 강성 노조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는데요.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지 못하면 그때마다 파업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철회하긴 했지만, 최근 기아 노조는 13일과 14일 부분 파업을 결의하기도 했는데요. 공교롭게도 정의선 회장 취임 2주년 시점과 겹쳤습니다.

    회사가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해야 할 때 노조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점도 부담 요인인데요.

    특히 요즘 현안인 IRA 대응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일찍 만드는 건데요.

    당초 미국 조지아 전기차 전용 공장은 2025년 완공 예정이었지만, IRA를 계기로 6개월 더 일찍 완공될 거란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기 착공은 노조의 동의가 필수적인 만큼,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잘 봉합하는 것이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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