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윌슨 모간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를 포함한 일부 기업이 공급에 못 미치는 수요로 인해 재고 과잉 문제에 직면해있다며 “위험한 상황”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16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윌슨은 지난 10일 고객들에게 공개한 노트에서 “재고 리스크가 떠오르고 있다”며 “공급망 병목 현상이 해소되는 반면 상품에 대한 수요는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021년 2분기 이후 미국 내 공급망이 대부분의 업종에서 안정세를 보인 반면 상품 수요는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윌슨은 “현재 미국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1990년 이후 매출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며 “소비재와 기술 분야 기업의 재고 수준이 특히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많은 기업이 그들의 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격적인 할인을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기업들로 하여금 더 빨리 가격을 인하하는 등 가능한 한 많은 재고를 없애게 하면서 ‘바닥치기 경쟁(비용 절감을 통한 개체들 간의 경쟁으로 편익이 감소하는 상황)’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윌슨은 “모든 산업이 동일한 정도로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생산 산업에서만 과잉 재고 문제가 두드러지게 드러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하드웨어 기술 분야 기업이 과잉 재고로 인해 가장 위험한 기업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분류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하드웨어 기술 분야 기업으로는 애플, HP, 휴렛팩커드, 웨스턴 디지털 등이 있다.
모간스탠리는 또 재고 문제에 직면한 회사들이 향후 3개월에서 6개월 동안 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투자은행들에게 ‘동일 비중’ 또는 ‘비중 축소’ 의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테크 기업 중에선 ▲HP ▲로지텍 ▲시게이트 등을, 자동차 기업 중에선 ▲포드 ▲제너럴 모터스 ▲오토네이션 ▲애즈버리 오토모티브 등을 사례로 들었다.
아울러 모간스탠리는 아베크롬비&피치,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 갭과 같은 몇몇 인기 의류 소매업체들도 언급했다. 세계 최대 가전 유통 업체인 베스트바이, GPS 기업 가민,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등에 대해서도 하락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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