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남궁훈 사퇴…"무료도 보상 검토"

임동진 기자

입력 2022-10-19 19:07   수정 2022-10-19 19:07

    남궁훈,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카카오 먹통 대란`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 : 카카오에 서비스를 책임지는 대표로서 어느 때보다 참담한 심정과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카카오의 쇄신과 변화에 대한 의지 다지고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이번 사퇴를 끝까지 책임지고자 비상대책위원회 재난대책 소위원회를 맡아 부족한 부분과 필요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일에만 전념하겠습니다.]
    <앵커>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 ‘먹통’사태를 카카오가 오늘 오전 긴급 기자 회견을 열고 재발 방지책과 보상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남궁훈 각자 대표는 책임을 통감하며 사임한다는 의사를 밝혀 당분간 카카오는 홍은택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자세한 내용 IT바이오부 임동진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남궁훈 대표가 사실 대표이사를 맡은지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이번 사태로 사퇴를 하게 됐네요?

    <기자>
    남궁훈 각자대표는 지난 3월 대표 취임 후 205일만에 물러나게 됐습니다.
    남궁 대표는 재난대책소위를 맡아 이번과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집중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함께 각자대표를 맡고 있었던 홍은택 대표가 혼자 카카오를 이끌게 됐는데요.
    메타버스 등 남궁훈 대표가 맡았던, 또 추진 중이었던 사업은 권미진 수석부사장이 계속 이어갈 예정입니다.

    <앵커>
    앞으로 재발 방지책, 보상책이 중요할텐데요.
    먼저 재발 방지책에 대해서는 어떤 방침을 발표했습니까?

    <기자>
    먼저 복구가 지연된 원인에 대해 홍은택 대표는 서비스의 주요 데이터와 서비스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이중화 조치는 되어 있었지만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운영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한 데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실수를 인정했습니다.
    이 도구들의 이중화는 판교 데이터 센터의 운영이 안정화되는대로 시작할 예정이고요.
    추가로 자체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 곳이 완전히 멈추더라도 원활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카카오는 4,600억원을 투입해 내년 중 안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공하고 시흥에서도 2024년 데이터센터를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체 데이터센터는 화재와 지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더 안전하게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보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왔습니까?

    <기자>
    일단 정확한 피해규모 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데요.
    유료 서비스 이용자에 대해서는 음악, 웹툰 콘텐츠 이용기간 연장 등 이미 일부 보상안을 발표했고요.
    그 밖에도 피해를 입은 이용자와 파트너,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보상을 검토한다는 방침입니다.
    홍은택 대표는 무료 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보상은 선례와 기준이 없어서 어떤 사례가 있는지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고요.
    또한 홍 대표는 보상에 대해 SK와 책임 소재를 다투기 전에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카카오는 오늘 피해신고채널을 열어 2주 정도 운영할 예정이고요. 신고 받은 내용을 기반으로 보상 대상과 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앵커>
    무료 서비스 피해는 어떤게 있을까요?

    <기자>
    현재 서비스 장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직장인은 물론 자영업자들이 메일을 이용하지 못하거나 카카오톡 계정이 연동된 서비스에 로그인하지 못해 업무나 영업 등에 차질을 빚었다며 피해 배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기프티콘 결제 실패로 고객이 구매를 취소한 사례도 있고요. 카카오톡으로 예약이나 주문을 받는 소상공인들이 주말에 영업을 하지 못한 것들도 무료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피해를 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주가 하락과 관련한 언급도 있었다고요?

    <기자>
    먼저 홍 대표는 `쪼개기 상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쪼개기`란 말에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모빌리티, 페이, 게임즈는 카카오의 주력회사가 아니었고 서비스를 키워야 할 맹아가 있을 때 밖에 씨를 뿌려 벤처 방식으로 빠르게 성장시키는 길을 걸어 온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다만 현재 회사의 규모나 사회적 기대를 봤을 때 그 방식이 계속 유효한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홍 대표는 계속적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하고 주주 신뢰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남궁훈 대표에게도 `주가 15만원 회복 공약`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요.
    남궁 대표는 "임기 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대에 못 미쳐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답했습니다.

    <앵커>
    오늘 카카오그룹주는 게임즈를 제외하곤 일제히 반등했는데, 투자자들은 이번 대국민사과로 사태가 어느정도 진정이 될거라고 보는 분위기 같습니다.
    그런데 홍 대표가 얘기한 보상, 데이터센터 개선 같은 작업 하려면 예산이 또 많이 들텐데 실적에는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홍은택 대표는 일단 보상에 대해서 서비스 장애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에 대한 보상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간접 보상은 기준을 새로 세워서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데이터센터를 새로 짓는 예산은 이미 잡혀있던 것인 만큼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고요.
    장기적으로도 안전성을 강화하는 조치인 만큼 시장에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지는 않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이와 관련해 복구, 재발방지책 실행, 보상으로 인한 재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앞서 공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보상과 관련해 화재가 난 판교 데이터센터 운영자인 SK C&C와의 책임 공방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기자>
    홍 대표는 오늘 보상 이후에 대해 SK와 책임소재를 다투겠다고 언급했지만 이미 두 기업간의 신경전은 시작됐습니다.
    전체 서버에 대한 전력 공급 차단과 관련해 현재 SK C&C는 먼저 협의를 구했다고 하고 있지만 카카오는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대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먼저 피해보상을 해준 후 SK C&C에 구상권을 청구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피해가 직접적인 것은 물론 간접 피해도 있기 때문에 SK C&C가 어느 범위까지 손해배상을 해야 되는지가 쟁점입니다.
    게다가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피해를 200억원 내외로 보고 있는데 SK C&C가 갖고 있는 배상책임보험의 보상 한도는 70억원 수준이라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앵커>
    김범수 의장은 오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죠? 김 의장에 대한 경영 복귀설도 나오는데 이 부분에 대한 얘기는 없었습니까?

    <기자>
    홍은택 대표는 김범수 의장의 복귀설에 대해 일축했습니다.
    홍 대표는 김범수 창업자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선 비상대책위원회가 전권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김 의장의 입장은 24일 열릴 국정감사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범수 의장은 지난 17일 국회 과방위에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최태원 SK 회장 등과 함께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앵커>
    오늘 카카오의 발표와는 별개로, 정부와 국회는 이중화 의무화 입법을 추진한다고 했죠. 이건 플랫폼 기업들한테 어떤 영향 주게 될까요?

    <기자>
    이중화는 긴급 상황에서도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한 데이터를 여러 시스템에 복제해두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국민의 힘과 정부는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에 속도를 내고 입법화 이전에는 행정 권고로 이중화를 하도록 조치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이미 네이버와 NHN 등은 다수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서 백업과 서비스 이중화를 이미 하고 있는 만큼 입법이 이뤄지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입장입니다.

    <앵커>
    IT바이오부 임동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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