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자, 코로나 터지기 직전 주식부터 처분"

입력 2022-10-20 07:34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기 직전에 위험을 예견한 미국 당국자들은 주식부터 처분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미국 당국자들은 정부가 지원책을 발표하기 전 남들보다 빨리 수혜 기업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보건당국과 재무부, 국방부 등 코로나19 사태 대처와 관련한 연방정부의 주요 당국자들의 주식거래 명세를 확인해 이같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나흘 후인 2020년 1월 24일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휴 어킨클러스 부소장은 새로운 바이러스의 피해가 역대급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날 어킨클러스 부소장은 자신의 뮤추얼펀드 계좌를 처분해 1만5천~5만 달러 사이의 현금을 챙겼다.

당시 주식시장은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끼칠 영향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태였다.

어킨클러스 부소장은 수일 후 석유회사 셰브런의 주식도 매각했다.

1월 31일 코로나바이러스의 심각성을 보고받은 어킨클러스 부소장은 이날 하루에만 11만~31만5천 달러 사이의 뮤추얼펀드 계좌를 처분했다.


어킨클러스 부소장의 상사인 앤서니 파우치 소장도 1월 한 달간 10차례에 걸쳐 15만7천~48만 달러 상당의 뮤추얼 펀드를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WSJ 분석 결과 2020년 1월 미국 보건당국 관계자들의 주식 처분 규모는 앞선 12개월의 평균에 비해 60% 이상 컸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뒤 미국 정부의 대처가 시작되자 이번에는 관련 공무원들이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교통부 장관이었던 일레인 차오는 2020년 3월 16일 60만~120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입했다.

당일 뉴욕증시에선 거래가 15분간 중단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2%나 급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확산한 상황이었다.

시장 상황과 정반대의 거래가 이뤄진 3일 후 차오 전 장관의 남편인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책 초안을 발표했다.

차오 전 장관이 사들인 S&P 펀드는 연말까지 57%나 급등했다.

재무부의 국내 금융담당 카운슬러인 제프 게트먼은 2020년 3월 20일 보잉과 제너럴일렉트릭(GE) 등 15개 업체의 주식을 2만9천 달러~26만 달러 규모로 사들였다.

당시 의회에선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기업에 대한 지원안이 논의되고 있었지만, 보잉과 GE는 제외된 상태였다.

그러나 얼마 후 의회는 보잉 등 국가 안보에 중요한 기업에 대해선 현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법안에 추가했다.

게트먼이 구입한 보잉의 주가는 1주일 후 70% 급등했고, GE는 17% 뛰었다.

이 밖에도 WSJ은 보건당국 관료들과 백신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국방부의 관료 240명 안팎이 연방 정부와 계약에 성공한 바이오기업 주식을 매입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보유한 바이오기업 주식의 총액은 900만~2천8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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