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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법칙’ 사라진 벤처...성장성보다 수익성 [IPO 프리보드]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22-10-20 19:00   수정 2022-10-20 19:00

    <앵커> IPO 프리보드 시간입니다.
    국내 유니콘 기업 가운데 3곳중 2곳이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양재준 기자와 함께 알아 보겠습니다.
    올해 상장을 추진하거나 상장된 컬리, 쏘카, 에이프로젠 등 국내 유니콘 기업들이 여전히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기업분석회사인 CB인사이트에 등재된 국내 유니콘기업은 총 5개가 늘어난 23개를 기록했습니다.

    유니콘기업은 기업가치 10억 달러이상, 설립한 지 10년 이하의 벤처스타트업을 뜻합니다.

    올해 환율이 올라서 우리 돈으로 기업가치가 1조 4천억원 수준에 이르는 기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국내 유니콘 기업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23개 기업 가운데 14곳이 영업손실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두나무와 빗썸코리아 등 가상자산과 금융, 야놀자와 여기어때 등 여행, 지피클럽, 엘앤피코스메틱,무신사 등 화장품 제조판매, 패션 관련 기업만이 영업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유니콘기업들이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최신 사업보고서와 202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토스를 운영중인 비바리퍼블리카, e-커머스 플랫폼인 위메프, 컬리(마켓컬리), 티몬, 부동산 플랫폼인 직방,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 그리고 리디, 시프트업, 에이프로젠, 쏘카 등은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이 가운데 국내 유니콘 2호로 등재됐던 옐로모바일은 재무제표 미제출로 2021 회계년도 감사의견거절을 받았으며, 에이프로젠은 경영권 변동도 수반할 수 있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포함한 자금 조달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경영 현황을 살펴 봤는데, 벤처캐피탈들의 벤처투자에 대한 잣대도 과거와 달리 달라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벤처기업은 벤처캐피탈, 엔젤투자자들을 통해 투자금을 받아서 사업을 확장하는데, 최근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벤처기업들은 투자를 받아서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플랫폼을 고도화하거나 마케팅을 통해 회원수를 늘리는 방법을 주요 수단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벤처기업들은 투자를 많이 받아서 투자금으로 마케팅에 집중 투입하고, 미끼상품 등을 통한 출혈 경쟁 등을 통해 회원수를 늘리거나 매출을 늘리는 방법으로 성장해 왔던 게 사실입니다.

    즉 수익성보다는 성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하지만, 최근 벤처캐피탈들이 기업가치 검증에 착수하면서 성장성보다는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성을 판단하고 투자한다는 것입니다.

    쿠팡의 경우 최대 주주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가 2015년과 2018년 두 번에 걸쳐 쿠팡에 30억 달러(3조 5천억원)를 투자했습니다.

    소프트뱅크의 자이언트 투자는 쿠팡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는데, e-커머스 플랫폼들은 쿠팡을 모델삼아 투자를 받아서 마케팅에 투입하고 후속 투자를 받아서 마케팅에 추가 투입하는 방식을 취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 등으로 벤처캐피탈의 투자가 감소하면서 외형을 늘리고 투자를 받는 형식의 사업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벤처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쿠팡의 법칙’이 사라지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벤처업계에서는 회원수를 늘리거나 성장을 위해 마케팅에 집중 투자하고 추가로 투자받는 등의 방식이 이제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기업 공개를 앞두고 있는 기업들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습니까?

    <기자> 최근 벤처기업들의 투자 유치에서도 당초 예상했던 투자금이 모이지 않는 분위기도 역력합니다.

    올해 초 1조원 규모의 투자자금 유치를 목표했던 비바리퍼블리카도 지난 7월과 8월 시리즈G 투자에서 외부 환경의 영향 등으로 절반 수준인 5,300억원을 유치하는데 그쳤습니다.

    올 상반기 버킷플레이스와 두나무, 리디, 쏘카 등 유니콘 기업들은 2천억원에 이르는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3분기 이후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벤처캐피탈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적자를 내고 있는 유니콘 기업들은 앞으로 진행해야 하는 후속투자와 기업공개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적정 기업가치를 받지 못할 경우 기존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 회수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할 수 있으며, 기업공개나 후속 투자를 연기할 경우 플랫폼 고도화 차질은 물론 적자 경영에 따른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는 국내 유니콘기업들이 이제는 적자 개선을 위해 명확한 사업모델을 제시하거나 지속가능성 등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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