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부터 공동 구매 방식으로 유류를 저렴하게 공급받는 알뜰주유소가 일반 주유소보다도 기름값이 비싼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석유공사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역(특별시·광역시·도)의 월평균 석유 판매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석유를 판매하는 `고가 판매 자영 알뜰주유소` 적발 건수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20년 572건, 지난해 272건에 이어 올해는 지난달까지 211건이었다.
2011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알뜰주유소는 현재 전국적으로 총 1천304개가 있다. 관리 주체에 따라 한국석유공사의 자영알뜰, 한국도로공사의 EX알뜰, 농협의 NH알뜰주유소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석유공사가 관리하는 자영알뜰 주유소는 올해 8월 기준으로 444개가 있다.
공사는 지난 7월부터 석유 고가 판매 알뜰주유소에 공급 가격을 리터당 5∼15원 할증하기 시작했지만, 7월 이후에도 총 82곳이 일반주유소보다 비싼 가격으로 석유를 판매해 적발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는 앞으로 공급 가격 할증 이외에도 주유소 평가 감점을 통해 자영알뜰 주유소의 석유 고가 판매를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알뜰주유소는 석유공사와 농협이 정유사의 석유를 대량·저가로 공동구매한 뒤 경쟁 입찰을 거쳐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방식을 통하기 때문에 일반 정유사보다 싼 가격에 공급받고 있다.
또 저가 가격 유지라는 명목으로 휴지, 음료수 등 주유소에서 제공하는 부가적인 서비스도 지원하지 않고 있다.
구 의원은 "고유가 시대에 일반주유소보다 기름을 비싸게 판매하는 행위는 알뜰주유소의 설립 취지와 지원 예산을 고려할 때 문제가 있다"면서 "석유공사의 솜방망이 제재로 문제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로공사와 농협에서 운영하는 알뜰주유소에 대해서도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자영알뜰 주유소 중에서 품질 부적합 53건, 유통 질서 저해 38건, 가짜 석유 판매 21건, 정량 미달 19건, 등유 불법 주유 12건이 적발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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