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어린이들을 대거 러시아 가정에 입양시킨 것으로 드러나 제노사이드(종족말살) 비판에 직면했다.
NYT는 22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입양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전리품으로 만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와 같은 어린이들의 대량 이주는 전쟁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점령지에서 주민들, 특히 어린이들을 강제이주시키는 것은 전쟁범죄일 뿐만 아니라 제노사이드(종족말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러시아 당국은 고아나 집단 거주시설에 살던 아이들은 물론 친척이나 보호자가 돌려달라고 요청하는 경우에도 강제이주시켰다고 해당 어린이들과 가족들은 NYT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러한 조직적인 어린이 재정착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일부로 취급하고 불법 침공을 마치 숭고한 목적의 작전인 것처럼 포장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광범위한 전략 중 일부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어린이들을 이용해 러시아를 `자비로운 구원자`로 묘사하는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이주하는 과정은 강압, 기만, 폭력이 어우러진 고통스러운 절차였다고 NYT는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기숙학교에 다니다 도네츠크의 병원으로 강제 이송됐던 이반 마트코브스키(16)는 다른 아이들이 러시아행 버스에 억지로 타는 장면을 목격했다면서 "아이들이 항의했지만 아무도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러시아가 강제로 데려간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수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대략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4월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에서 2천 명이 넘는 어린이가 러시아에 도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 정부는 지난 5월 귀화 절차를 간소화해서 우크라이나에서 데려온 아이들이 신속하게 러시아 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허용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우크라이나 출신 아이들이 처음으로 러시아 시민이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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