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발 금융시장 불안 확대…정부, 50조+α 유동성 투입

김보미 기자

입력 2022-10-23 15:26  


정부가 최근 회사채 시장과 단기 금융시장의 불안심리 확산과 자금 경색을 막기 위해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원+α`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2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를 개최하고 이러한 내용의 추가 시장안정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강원도 레고랜드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등으로 채권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회사채,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커지자 기존 시장안정 조치에 더해 추가로 유동성 투입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정부는 우선 회사채 시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24일부터 채권시장안정펀드의 가용재원 1조6천억원을 활용해 회사채·CP 매입을 재개하기로 했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최대 20조원까지 회사채를 매입할 수 있는데 정부는 11월 초부터 추가 펀드 자금요청(캐피탈콜)도 본격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또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이 운영하는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매입 규모를 8조원에서 16조원으로 2배 확대한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한 조치로써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후 2년2개월간 매입한 회사채와 CP의 4배가 넘는 규모이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운영 중인 회사채 및 CP 매입프로그램의 잔여 매입 여력을 5조5천억원에서 10조원으로 확대하고, 신보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신규발행 여력도 2조6천억원에서 5조6천억원으로 늘린다.
금융회사가 발행한 CP도 매입대상에 포함시켜 부동산 PF-ABCP 관련 시장 불안을 안정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신용보강이 필요한 중소·중견기업 회사채를 중심으로 지원하되, 신용등급 BB- 이상 건설사와 여전사 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PF-ABCP 차환 어려움 등으로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증권사에 대해서도 한국증권금융이 3조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시행한다.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사와의 RP거래, 증권담보대출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해 나갈 예정이다.
증권사의 도덕적해이를 방지하고 보다 긴급한 수요에 우선 지원할 수 있도록 자금 배분 기준을 검토 중으로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최대한 신속히 자금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필요 시에는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지원방식을 다양화하는 등 추가 지원 규모도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부동산 PF 시장 불안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부동산 PF 사업 중 우량 사업임에도 단기 유동성 위기에 노출된 사업에 내년까지 총 10조원 규모로 보증을 지원하기로 했다.
양호한 PF사업장에 대해 브릿지론이 본PF로 전환돼 자금이 정상 공급될 수 있도록 본PF 대출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가 각 5조원씩 보증에 나선다.
정부는 필요 시 한시적으로 사업자보증 대상 확대·요건 완화 등도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현재의 시장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인식하에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시장 불안에 적기 대응해 나가겠다"면서 "관계부처와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시장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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