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대통령 아니다"…확산하는 '시진핑 반대' 시위

입력 2022-10-23 17:15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총서기로 재선출, 3연임을 확정했지만 중국 안팎에서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하는 젊은 세대는 대학 캠퍼스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거나 당국의 검열을 피해 공중화장실 등 은밀한 곳에 메시지를 남기는 등 `시 주석 타도` 움직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CNN 방송은 22일(현지시간) 중국 동부 지역의 한 대학교에 다니는 러벤 우의 사례를 소개했다. 올해 4학년인 우는 지역 내 화장실에 자유, 민주주의, 개혁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남기는 중이다.

그는 화장실 벽에 `제로 코로나 정책이 아닌 일상적 삶을, 봉쇄가 아닌 자유를, 퇴행이 아닌 개혁을, 독재가 아닌 선거를, 노예가 아닌 시민을 원한다`는 글귀를 남겼다.

이는 앞서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회의(당 대회)를 앞두고 베이징 시내의 한 다리 난간에 걸린 현수막에 쓰였던 것과 같은 내용이다.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아 `브릿지맨`(Bridge Man)으로 불리는 존재의 현수막 시위에 중국 당국은 소셜미디어(SNS)에서 관련 단어 검색 기능을 차단하는 등 엄중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우는 "문화와 정치를 극단적으로 검열하는 중국에서는 그 어떠한 정치적 자기표현도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시 주석은 중국을 나락으로 이끌고 있다. 그는 황제의 지위를 확립하려고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남서부의 한 대학을 갓 졸업한 천치앙도 우와 같은 `화장실 혁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검열과 감시 때문에 우리는 화장실 같은 곳에 들어와서야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수 있다"며 "이만큼의 억압을 받는 지금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털어놨다.

중국 밖 다른 국가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은 곳곳에서 목격된다.

CNN은 영국에서 유학 중인 졸리라는 이름의 한 중국인 학생의 이야기를 전했다.

골드스미스런던대학교에 다니는 졸리는 마스크를 쓴 채 전날 밤 집에서 작성한 인쇄물을 갖고 이른 아침 등교했다. 지켜보는 중국인이 없는지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던 졸리는 게시판에 우가 화장실 벽에 적은 것과 같은 글귀가 담긴 인쇄물을 붙였다.

지난해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대학을 졸업한 이본 리도 로테르담 지역 내 차이나타운과 대학 캠퍼스를 비롯한 시내 곳곳에 시 주석 비판 포스터를 100여 개 가까이 붙였다.

리는 "중국 관련 뉴스를 읽을 때면 정치적 무력감에 휩싸였다"면서도 "`브릿지맨`을 보고 나는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졸리와 리는 중국 당국의 감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자신의 상황에 대해 중국 내 동포에게 죄책감을 느낀다고도 털어놨다.

실제 중국에서는 당에 반대하는 시민을 탄압하고 그 가족까지 위협하는 등 통제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재벌 런즈창은 2020년 2월 시 주석을 공개 비판한 뒤 `심각한 기율과 법규 위반`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공산당 당적도 박탈당하는 등 고초를 겪고 있다.

16일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반중 시위를 하던 시위대 30∼40명 중 1명은 영사관 영내로 끌려가 폭행당하기도 했다.

CNN은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엄중 탄압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주 동안 시 주석의 독재를 비판하며 현수막 시위에 담긴 메시지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중국 도시 곳곳과 전 세계 수백 개 대학에서 터져 나왔다고 설명했다.

약 3만3천 명의 팔로워를 가진 인스타그램 계정 `Citizensdailycn`은 시 주석 비판 포스터가 전 세계 320개 대학에서 목격됐다고 집계했다.

중국의 인권 변호사이자 미국 시카고대학의 초빙교수인 텅뱌오는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규탄하는 이번 움직임이 중국을 넘어 해외까지 이례적으로 빠르게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텅 변호사는 "이토록 많은 학생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반대 시위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시 주석의 `10년 후퇴`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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