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프리즘 시작합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와 함께 합니다.
문 기자, 증시 상황 먼저 전해줄까요?
<기자>
오늘(25일) 장은 그야말로 ‘투자자들 애간장을 태우는 장세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코스피는 장중 2,250선까지 오르며 상승폭을 키우나 했더니, 오후 들어 등락을 반복하다 결국 소폭 하락 마감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87억원, 604억원 사들였지만, 개인이 1,300억원 넘게 팔아치우자 약보합권에 장을 마친 겁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에 따라 ‘제로코로나’ 정책 기조 유지가 전망되는 상황인데요.
이러한 중국 경제 불확실성에 중국 증시가 변동성을 키우자 우리 증시 역시 이에 동조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엥커>
오늘 우리 증시에서 주목할 만한 이슈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13일 거래가 재개된 신라젠에 이어 코오롱티슈진도 다시 매매를 시작했습니다.
<기자>
‘인보사 사태’로 3년 5개월간 거래가 정지됐던 코오롱티슈진이 거래 재개 첫날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그동안 발이 묶였던 소액주주들은 한숨 돌리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임상3상이 끝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존재합니다.
이와 관련해 김수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수진 기자 리포트]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결정하는 한국거래소를 둘러싸고 전문가들의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가장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장기간 거래정지로 인한 투자자의 재산권 침해’입니다.
올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결과가 나온 코스닥 기업은 모두 19곳이었는데요. 사유발생일로부터 최종결정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885일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니까 투자자들은 2년이 넘게 투자금을 빼지도 넣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 거죠.
미국의 경우, 엄중한 사안이 발생한 기업에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직접 거래중단 조치를 하는데요. 매매 중단일은 최대 10영업일을 넘지 않습니다.
물론 중대한 매매정지 사유가 발생할 경우, 각 거래소가 거래정지 기간을 추가하고 있기는 합니다.
이에 따라 2년 이상 거래가 정지되는 상장기업이 있습니다만, 나스닥 상장사 ‘시노백’ 한 곳 정도로 적고요. 25일 현재, 전체 거래 정지 기업은 16곳으로 확인됐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2년 이상 투자금이 묶인 기업은 11곳, 거래가 정지된 기업은 70곳이 넘습니다. (합병·병합·분할·조기청산 사유 제외)
<앵커>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이 더욱 많은데, 거래정지 종목은 적군요.
그런데 이달 초 거래소가 상장폐지 절차제도를 완화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동안의 문제점들을 해소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거래소가 상장폐지에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만, 자세히 뜯어다보니 마냥 반길 수만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상장기업에 재무관련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거나, 사업보고서를 미제출 했을 때 곧바로 상폐 절차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개선책에 따르면 이제 이러한 기업들은 최대 기업심사위원회와 두 번에 걸친 시장위원회 논의를 거치게 되는데요.
즉 거래정지 기간이 지금보다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오히려 ‘좀비기업’들이 양산돼 투자자들의 재산권이 장기간 침해되는 일이 더욱 많아질 수 있습니다.
<앵커>
투자자들 보호하기 위해 내놓은 개선책이 오히려 투자자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막기 위해 여러 대안, 대응들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미국의 장외시장 활성화 사례가 눈에 띕니다. 미국은 상장폐지된 기업들도 장외시장에서 거래를 지속하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상장폐지 이후 장외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루이싱커피가 대표적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코스피, 코스닥 등 정규시장 이외 하위시장, 장외시장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 주식시장은 미국처럼 상장폐지 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없는 구조인 거죠.
다시 말하자면, 미국은 상폐 되도 거래를 지속할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상폐 되면 일종의 매매 ‘사형선고’인 겁니다.
따라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상장폐지가 된 이후에도 장외시장에서 쉽게 거래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서 기업에게는 회생 기회를, 투자자에게는 재산권 보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앵커>
그 다음 이슈 알아볼까요? 시장에서 유독 주목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고요?
<기자>
네, 배터리 관련 기업들입니다. 3분기 호실적 기대감이 시장에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선 오늘 포스코케미칼 3분기 실적이 발표됐는데요. 매출액 1조 533억원, 영업이익 818억원으로 1년 사이 각각 109%, 160% 뛰었습니다.
배터리 소재 사업 확대를 통해 시장기대치(570억원)보다 40% 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하는 등 큰 폭의 성장을 이룬 겁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으로도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외국인과 기관은 두 기업을 연일 매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삼성SDI를 2,890억원, LG에너지솔루션을 2,760억원 사들였고요.
기관투자자 역시 삼성SDI 1,040억원, LG에너지솔루션 640억원 매수했습니다.
모두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매수세가 강하게 들어오고 있습니다.
<앵커>
아직 두 기업 모두 실적을 발표한 건 아니잖아요?
시장은 두 기업이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는 거네요?
<기자>
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모두 내일(26일) 3분기 실적을 내놓습니다.
시장은 전 세계 전기차 시장 확대와 더불어 고환율 효과로 인한 이익 증가에 기대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실제로 지난 7~8월 전기차 배터리 공급량 상황이 우선 실적 상승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전년 동기보다 86%, LG에너지솔루션은 12%가량 성장했습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이미 잠정 영업이익을 발표했는데요.
5,2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흑자로 전환이 예상되고요. 또 직전 분기와 비교해 90%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은 삼성SDI가 1년 새 29% 증가한 4,8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만 해도 또 한 번의 분기 최대 실적을 쓰는 겁니다.
<앵커>
3분기 전망 모두 밝아 보입니다.
미국에서 IRA(인플레이션감축법)가 발효됐는데, 이에 대한 수혜도 예상되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는 미국의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한 상태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 그리고 제너럴모터스(GM) 등과 함께 하고 있고요.
삼성SDI 역시 스텔란티스와 합작사를 설립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더해 뒤에서 신재근 기자와 더 다루겠지만, 현대차가 오늘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공장 착공식을 개최하는데요.
어제(24일) 이뤄진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북미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의 협력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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