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전문(全文)이 공개된 중국 공산당 개정 당장(黨章·당헌)을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당내 핵심 지위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시진핑 총서기의 당 중앙 핵심 지위 및 전당 핵심 지위, 그리고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 통일 영도를 각각 결연히 수호한다`는 뜻인 `두 개의 수호`(兩個維護·양개유호)가 당원이 반드시 이행해야 할 의무 중 하나로 새로이 명기됐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당내 핵심 지위와 시 주석으로의 결정권 집중을 의미하는 통치 원칙인 `집중통일영도`가 9천만 명이 넘는 중국 공산당원이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할 의무가 된 것이다.
최근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핵심 측근 4명을 최고 지도부에 투입하며 권력을 강화한 시 주석이 당의 헌법에 `시진핑 핵심 지위 수호 의무`를 명기한 것은 장기집권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두 개의 수호`와 짝을 이뤄 온 `두 개의 확립`이 개정 당장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곱씹어 볼 대목이다.
`두 개의 확립`은 `시진핑 동지의 당 중앙 핵심 및 전당(全黨) 핵심 지위 확립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하 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의미한다.
두 개의 확립과 두 개의 수호는 작년 11월 발표된 중국 공산당 제3차 역사결의(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국공산당 중앙의 결의)에 들어감으로써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이론 측면에서 뒷받침하는 두 기둥으로 여겨졌다.
당 대회 개막 전 당장 개정이 예고되자 홍콩 매체 등은 두 개의 확립과 두 개의 수호가 나란히 당장에 새롭게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당장에 `두 개의 확립`은 들어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내에 이견이 있었거나 시 주석 나름대로 이번에는 `두 개의 수호`까지만 나아간다는 식으로 타협한 것이라는 등의 추정이 가능해 보인다.
`두 개의 확립`은 시 주석을 `시진핑 동지`로 표현함으로써 시 주석이 어떤 직위를 갖건 관계없이 그의 핵심 지위를 확립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 때문에 `시진핑 총서기`로 표현한 `두 개의 수호`에 비해 의미가 한층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총서기에서 물러난 후로도 시 주석의 핵심 지위가 유지됨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어서다.
거기에 더해 `두 개의 확립`은 시 주석의 지위뿐 아니라 시진핑 사상에까지 특별한 권위를 부여한다는 점 또한 `두 개의 수호`보다 무게감을 더하는 대목이다.
이번에 당내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와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 등 타 파벌을 최고지도부에서 완전히 정리하면서 측근 4명을 밀어 넣은 터에 `두 개의 확립` 당장 명기까지 달성할 경우 당내 위화감이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해 절충을 택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 당 대회 폐막일, 당장 개정과 관련해 공표된 결의문에는 `두 개의 확립`이 등장했다.
22일 발표된 결의문은 "두 개의 확립의 결정적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시진핑 사상`을 전면적으로 관철해 이 사상이 국가 제반 사업 분야의 전 과정에 관철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개의 확립을 당장에 넣는 것은 다음 기회로 미루되, 당장 관련 당 대회 결의문에 `두 개의 확립`을 명기한 것은 시 주석 나름의 절충이었을 수 있어 보인다.
또 이번 당 대회 기간 시 주석에 대한 새 칭호로 빠르게 확산한 `인민영수` 표현은 개정 당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당장 안에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명칭이 `시진핑 사상`으로 축약됨으로써 더 큰 상징적 권위를 갖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당 대회 전에 나왔으나 현실화하지 않았다.
한편 개정 당장에는 `시진핑`이 12차례 언급돼 개정 전보다 1회 증가했다.
개정 당장에 `마오쩌둥`이 가장 많은 13회, 덩샤오핑이 12회,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각 1회 언급됐다. 이들 4명의 전직 지도자 이름의 등장 횟수는 개정 전 당장과 같다.
아울러 새 당장에는 시 주석이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무대인 2012년 18차 당 대회 이후의 상황에 대한 기술이 직전 당장(338자)의 기술 분량에서 20% 이상 증가한 411자 들어갔다고 홍콩 명보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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