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간편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내달 국내에 상륙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출시 직후 카드 결제 업계에서 파급력은 일단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290만 개 가운데 애플페이가 채택 중인 NFC(근거리 무선 통신) 기반 단말기를 보유한 곳은 10%가량에 그친다.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는 대부분 마그네틱을 통해 정보를 전송하는 MST(자기 보안 전송) 방식이다. 삼성페이는 MST와 NFC 모두를 지원하지만, 애플페이는 NFC 방식만 채택하고 있다.
다만 애플페이 파급력 등에 따라 NFC 기반 단말기 보급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런 가운데 국내 카드업체와 협상 중인 애플페이는 카드사에 결제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신용카드 업체에 소비자 사용 금액 0.1~0.15%를 결제 수수료로 요구하고 있고, 애플페이를 도입한 카드사는 비자와 마스터카드에 결제 건당 5~10원의 로열티를 별도로 지급해야 하는 조건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를 도입한 카드사가 당장 소비자에 결제 수수료율을 높여 청구하지는 않더라도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등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익을 보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요구하는 수수료 부담이 현대카드 외에 제휴에 나서는 카드사가 없는 이유라는 관측도 있다.
결제 단말기와 제휴 카드사가 한정적인 상황이어서 당분간 애플페이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도 경쟁자인 삼성페이는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애플과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현대카드가 독점 제휴를 맺고 있는 코스트코 결제 등이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페이는 애플페이 국내 도입에 대응해 사용처를 넓히는 방식으로 비교 우위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페이는 애플페이에는 교통카드, 항공권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월렛 기능이 없다는 점을 약점으로 보고, 모바일 탑승권 서비스, 모바일 학생증 등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애플페이 출시 시점과 관련해선 다음 달 30일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내용이 담긴 현대카드-애플 간 약관이 온라인에 유출됐지만, 두 회사 모두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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