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가 1주일 남짓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 바이든(79)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행사에서 "54개 주"라는 실언을 했다.
미국의 주 수가 50개라는 점은 미국인들에게 기초 상식으로 여겨지고 있어, 이번 실언이 만 80세 생일을 앞둔 바이든의 인지능력 저하를 보여 주는 징표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과 영국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밤(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출마한 존 페터먼 연방상원의원 후보를 지원하는 민주당 행사에서 이런 실언을 했다.
바이든은 2018년 중간선거 당시 상대당인 공화당이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했으나 민주당이 이 시도를 저지했다며 "우리는 54개 주에 갔다"고 말했다.
바이든이 이렇게 말하는 영상이 트위터 등에서 확산되면서 말실수에 대한 조롱과 인지 능력에 대한 우려가 함께 퍼지고 있다. 바이든은 1942년 11월 20일생이다.
바이든은 이에 앞서 24일에는 백악관에서 열린 인도 힌두교 전통 명절 `디왈리` 축하 행사에서 발언하던 도중 인도계 혈통의 리시 수낵 의원이 영국 총리에 내정된 점을 축하하면서 그의 이름을 `라시 사눅`이라고 잘못 발음했다.
그는 또 같은 날 백악관 정원에서 나무 심는 행사가 끝난 후 다른 참가자들의 뒤를 따라가려다가 몇 초 후 엉뚱한 방향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우리 어디로 가야 되지?"라고 물어보는 듯한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 더텔레그래프는 바이든의 이런 잇따른 실수들을 전하면서 그가 2024년 차기 대통령선거에 불출마하도록 설득하려는 시도가 민주당 내에서 있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고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나올 경우 그를 꺾을 확률이 가장 큰 민주당 후보가 자신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이 신문은 민주당 내부 익명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임기 시작 후 첫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도는 제2차 세계대전 후 현직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에 관한 정기적 여론조사가 실시된 이래 역대 대통령들 중 해당 시점 최저 수준이었고, 트럼프의 같은 시점(2018년 가을) 지지도보다 더 낮다.
바이든은 이번 중간선거전에서 민주당 후보 지지 유세를 많이 다니지 않고 있다. 이는 격전지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 중 상당수는 바이든의 지지유세가 득표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느끼고 있다는 게 미국과 영국 매체들의 관측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은 격전지 곳곳에 지지유세 연사로 초청되고 있다. 이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열성적 투표 참여를 이끌어내면서도 반대 당파 지지자들의 반감을 자극하지 않는 능력을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오바마는 "공화당의 의회 장악을 막아 달라"고 호소하면서 28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29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와 위스콘신주 밀워키 등 중서부 격전지에서 민주당 후보 지지 유세를 벌였다.
오바마는 11월 1일에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로 가서 사전투표를 독려할 예정이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오바마는 선거 전 마지막 토요일인 11월 5일에는 바이든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에서 막판 지지유세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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