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해외 영토 넓히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K뷰티가 중국 시장에서 힘을 잃으면서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 반토막 났기 때문인데,
실적 직격탄을 맞은 두 회사는 일본과 북미 시장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3분기 영업이익 188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감소했습니다.
주요 해외시장인 중국 봉쇄 여파로 현지 소비가 둔화된 데다, 면세 사업 정상화가 지연된 탓입니다.
애국주의에 따라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문화가 지속되고 있고,
로레알 등 글로벌 뷰티 브랜드가 공격적 영업에 나서면서 중국에서 K뷰티가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도 원인입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도 `어닝쇼크`를 기록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화장품사업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69%나 빠졌습니다. 대표 럭셔리 브랜드인 `후` 매출이 34% 감소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습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해외 화장품 사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매우 높은 편입니다.
뷰티 업계에서는 대내외적인 환경이 악화된 것 외에 중국 내 한국산 화장품 브랜드력 자체가 약해졌다는 평가입니다.
이에 두 회사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일본과 북미 시장을 개척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데 집중한단 전략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1681억원을 투입해 미국의 클린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했습니다.
인공 색소나 향료, 합성 화학물질 등이 포함되지 않은 100% 자연 유래 성분만을 사용해 북미 시장에서 탄탄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라네즈가 북미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지난해 2019년 대비 매출이 47.6% 증가했고, 올해도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이 예상됩니다.
아모레는 라네즈를 일본에도 공식 론칭하고 온·오프라인 판매처를 확보한단 계획입니다.
지난해 한국의 대일본 화장품 수출액은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할 만큼, 일본에서 K뷰티가 강세입니다.
북미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은 지난 4월 미국 화장품 기업 `더 크렘샵`을 1485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미국 MZ세대(1980년~2000년대 출생)를 겨냥해 기초와 색조화장품, 뷰티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입니다.
여기에 ‘후’ 브랜드 진출을 위한 패키지 변경 개발에 한창입니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용기 디자인과 향에 북미 시장 소비자 니즈를 반영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런 가운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각각 1.31%, 1.19% 상승하며 마감해 바닥을 쳤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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