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이 이번 달 둘째 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이전 분기보다 다소 미흡한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1일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컨센서스)에 따르면 HMM은 3분기에 매출 4조6천120억원, 영업이익 2조5천5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동기 매출과 영업이익 대비 각각 14.8%, 12.3%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 1분기의 사상 최대 실적(매출 4조9천187억원·영업이익 3조1천486억원)보다는 밑돈다. 또 2분기 매출 5조340억원, 영업이익 2조9천371억원에도 못 미친다.
HMM이 2020년 4분기 이후 올해 1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을 고려하면 실적이 정점을 찍고 하향 추세란 점은 명확하다고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HMM 실적 하락세에는 해운업황 피크 아웃(정점 통과)에 따른 운임 하락이 한몫했다.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9주째 하락하며 지난 28일 연중 최저치인 1,697.65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날(4,567.28)과 비교하면 63% 폭락했다.
해상 운임이 경기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것을 볼 때 경기침체가 시작됐다는 증거다.
다만 SCFI는 스폿(단기) 운임 변동을 나타내 화주들과 장기계약을 맺는 HMM이 받는 충격은 올해까지는 제한적일 수 있다. 또 운임을 외화로 받는 터라 아직까진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실적 쇼크가 본격화한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전망이다.
HMM 실적 전성기가 막을 내릴 조짐을 보이면서 최대 채권자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매각 시기를 실기했다는 비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HMM 지분은 산업은행(20.69%), 한국해양진흥공사(19.96%) 등 정부가 절반 가까이 보유하고 있고, 이들이 보유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전체 공공 지분비율은 74.1%까지 올라간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문제는 올해 4분기부터다. 현재의 하락 속도가 유지된다면 올해 4분기 SCFI는 1,000까지 급락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와 소비 위축으로 물동량 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