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던 러시아 억만장자가 파시스트 국가와 어울릴 수 없다며 러시아 국적 포기를 선언했다.
3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디지털 은행 틴코프의 창업자인 올레그 틴코프(54)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러시아 시민권 포기 증서를 보여주는 사진을 올리고 "러시아 국적을 버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로운 이웃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하고, 날마다 무고한 사람들을 살상하고 있는 파시스트 국가와 상종할 수 없고, 상종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더 많은 러시아 저명 사업가들이 내 사례를 따르면 좋겠다. 푸틴 정권과 러시아 경제를 약화시켜 그가 결국 패배하도록 말이다"라며 "나는 푸틴의 러시아를 증오하지만 이 미친 전쟁에 분명히 반대하는 러시아인들 모두를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틴코프는 다수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와 달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유착하지 않고 세계적 금융업체를 키운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그가 2006년 설립한 틴코프는 고객 2천만 명을 거느리며 국영 스베르방크와 VTB에 이은 대형 은행으로 성장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난 2월 침공한 직후 영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정신 나간 전쟁`이라고 부르며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을 맹비난해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체면을 살리면서 학살을 막을 수 있는 확실한 출구를 마련해 달라고 서방에 촉구하기도 했다.
틴코프는 푸틴을 비판하는 이런 발언을 한 뒤 러시아 정권의 보복으로 수십조원의 재산을 강탈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보유한 틴코프 은행의 주식 35%를 모두 시가의 3%에 불과한 헐값에 매각하고 업체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고 지난 5월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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