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 `기업 사냥꾼`으로 알려진 억만장자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Carl Icahn) 아이칸 엔터프라이즈 회장이 새로운 기업에 베팅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3일(현지시간) CNBC는 "칼 아이칸이 크라운 홀딩스(Crown Holdings)의 지분 약 8%를 인수하며 두 번째로 큰 주주가 됐다"면서 "글로벌 IB(투자은행)들도 크라운 홀딩스의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며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라운 홀딩스는 시총 약 80억 달러에 달하는 음료 캔 제조업체다. 재작년 코로나 사태 이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올해 초만 해도 주가가 130달러를 돌파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경영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현재는 연초 대비 약 30% 이상 급락한 7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칼 아이칸은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앞으로 크라운 홀딩스가 음료 캔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분사하도록 압력을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크라운 홀딩스의 핵심 사업에만 집중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가치와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칼 아이칸이 인수한 크라운 홀딩스 지분은 약 7억 달러에 달한다.
한편 CNBC는 아이칸의 지분 인수 이후 크라운 홀딩스에 대한 글로벌 IB들의 평가도 상향 조정됐다고 전했다.
이날 도이치방크는 크라운 홀딩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제시하며 12개월 목표가를 90달러로 설정했다. 크라운 홀딩스의 전일 종가 기준으로 약 45%의 추가 상승 여력을 제시한 것이다.
이를 두고 카일 화이트(Kyle White) 도이치방크 애널리스트는 "크라운 홀딩스가 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아이칸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아이칸의 개입으로 앞으로 크라운 홀딩스의 비즈니스 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음료 캔 비즈니스 이외의 불필요한 사업을 모두 정리하면서 수익 모델도 나아질 것"이라며 "포트폴리오가 단순화되고 주주 가치를 더 잘 실현할 수 있는 기업으로 바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크라운 홀딩스의 주가는 칼 아이칸 회장의 지분 인수 소식이 전해지며 전일 대비 10% 급등한 73.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05년 9월부터 2006년 초까지 KT&G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에 오른 뒤 배당확대, 부동산 매각, 한국인삼공사 상장, 자사주 매각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아이칸의 개입 이후 당시 4만 원 초반이었던 KT&G 주가는 1년 사이 6만 원을 넘어서게 되고, 주가가 오르자 아이칸은 KT&G 주식 약 696만 주를 매각해 1,500억 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챙긴 바 있다.
최근에는 트위터 투자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얻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CNBC는 칼 아이칸 회장이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소송전 패배를 예상하고 지난 몇 개월 동안 트위터 주식 약 5억 달러를 주당 35달러 선에 매입해 총 2억 5,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사진=CNBC)
한국경제TV 글로벌콘텐츠부 홍성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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