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달러화 강세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 쇼핑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올해 인수합병(M&A) 빅 딜의 70%가 해외 운용사 차지였는데요.
반면, 국내 운용사들은 가격경쟁력에 밀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문형민 기자입니다.
<기자>
버거킹, 롯데카드 등 대형 기업부터 `굿닥`의 운영사인 케어랩스 같은 코스닥 상장사까지.
국내 M&A 매물이 쌓이고 있는 가운데, 해외 PEF 운용사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올해 5천억원 이상 대형 M&A 딜 가운데 70%는 해외 PEF 운용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웨덴 PEF 운용사 EQT파트너스도 현재 SK쉴더스에 약 2조원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달러화 강세, 이른바 ‘킹달러’를 등에 업고 알짜기업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겁니다.
[회계법인 M&A본부 관계자: 달러화 가치가 너무 높다보니까 똑같이 100만원이라고 했을 때, 한국(PEF 운용사)은 어렵게 100만원 만드는데 걔네(해외 PEF 운용사)는 달러화가 워낙 강세다 보니까 100만원 금방 만들어내니까 `우리는 더 낼게요` 하면…]
최근 700조원 넘게 운용하는 `아폴로`까지 조인트벤처 형태로 한국 진출을 타진하면서,
이제 글로벌 4대 PEF 운용사 모두 국내 기업에 대한 M&A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 운용사들은 외국계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국내 PEF 운용사 관계자: 이미 달러화 가치가 20~30% 뛰었는데, 해외 운용사들이 기본적으로 내는 자금력 자체가 20~30%가 다른 거니까. 무조건 가격 싸움이에요. 투자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무조건 `국내 PE(사모펀드)한테 투자 받아야지` 이런 것은 절대 없거든요.]
기존 투자처와 유관기업들을 M&A해 가치를 올리는 `볼트온`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상황.
하지만 대외환경 악화에 투자처들이 실적을 못 내자 밸류에이션은 더욱 줄어들고 있습니다.
[국내 PEF 운용사 관계자: 작년에 자기들이 투자받았던 밸류에이션 대비 점점 더 깎이고 있고, 그래서 투자에 새로 안 들어오려고 하고 있고…이 회사를 팔고 나가겠다는 투자도 있거든요. 그런 투자도 안 되고 있죠. 그것도 사갈 사람이 없어요.]
국내 PEF 운용사들은 새로 투자하지도, 자금을 회수하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진 겁니다.
이렇게 해외 운용사들의 `알짜기업` 독식은 달러화 강세·경기침체가 이어지는 한 계속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문형민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