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겠다는 사람 뿐"…비트코인 채굴장비 '헐값 매매'

입력 2022-11-0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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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시장의 겨울이 길어지면서 비트코인 채굴장비가 헐값에 팔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트코인 채굴 자료 분석업체인 룩소르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현재 가장 효율적인 비트코인 채굴기 가격은 지난해보다 77%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 채굴기의 매입가는 채굴기 성능을 나타내는 단위인 100 테라해시(TH/s)당 24달러(약 3만 3천 원) 수준으로, 지난해에는 같은 기기가 106달러(약 14만 9천 원)에 팔렸다.

채굴업체 아르고 블록체인은 지난주 아직 포장을 뜯지도 않은 채굴기 3천800대를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대형 가상화폐 채굴업체 코어 사이언티픽도 연말쯤 현금이 고갈돼 채굴기 등 장비 대금을 지불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채굴업체의 채굴기 헐값 판매는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이 물가를 잡으려고 긴축 통화정책을 펴면서 본격화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네 차례 연속 단행한 바 있다. 시중에 돈이 줄어 위험자산 선호는 줄었고 변동성이 다른 위험자산보다 훨씬 큰 가상화폐는 타격이 더 컸다.

가상화폐의 간판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고점 대비 70%가량 하락한 상태다. 때문에 가상화폐 호황기 때 수억 달러를 투자해 채굴기를 사들였던 여러 가상화폐 채굴업체는 장비를 급매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채굴기 거래를 중개하는 룩소르 테크놀로지의 이선 베라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장비 시장이 포화 상태라면서 "거의 모두가 판매자"라고 설명했다.

스트롱홀드디지털마이닝, 테라울프, 라이엇블록체인 등 가상화폐 채굴업체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94%, 93%, 74% 급락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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