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기업들이 올해 3분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 수요 위축 여파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기업들은 생산설비 가동률을 낮추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불황에 따른 전반적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두운 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기초유분 에틸렌 스프레드(마진)는 올해 1분기 평균 t(톤)당 278달러에서 3분기 180달러로 약 35%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335달러)와 비교하면 46% 급락한 것이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에서 나프타를 뺀 가격으로 보통 300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이처럼 에틸렌 스프레드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나프타 가격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지만, 경기침체로 화학제품 수요가 위축되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금호석유화학도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매출은 1조8천871억원, 영업이익은 2천30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6%, 영업이익은 63.1% 감소한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합성고무 사업 영업이익이 84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2.2% 급감했다.
또 가전 시장 수요 감소 등의 여파로 합성수지 사업은 3분기 영업손실 6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큰 편인 롯데케미칼 역시 3분기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장현구 흥국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화학 기업들은 최악의 업황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롯데케미칼 3분기 실적과 관련 "수요 부진이 점차 심화하면서 제품 스프레드가 하락하고, 전분기 고유가 원재료 투입에 따른 부정적 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발생하며 이례적으로 2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유화도 3분기 영업손실 601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4천72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5.46% 감소했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 소재와 태양광을 키워온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은 석유화학 사업의 부진에도 견조한 실적을 냈다.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은 9천1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3.9% 증가했으며, 매출은 14조1천77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3.8% 증가했다.
한화솔루션은 3분기 매출 3조3천657억원, 영업이익 3천48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0.4% 늘었고, 영업이익은 95.3% 증가했다.
양사 모두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했으나 신사업 부문의 가파른 성장세로 실적을 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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