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5천억 고지 눈앞에...제약사의 60년 도전기

고영욱 기자

입력 2022-11-10 19:09   수정 2022-11-10 19:09

    <앵커>
    국내 제약업계 역사가 100년이 넘지만 매출 1조원을 넘기는 회사가 탄생한 건 10년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매출 1조원보다 더 힘든 관문이 있습니다. 그 절반 수준인 5천억 원 달성입니다.

    IT바이오부 고영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고 기자, 제약업계에서 매출 5천억 원 달성이 이렇게 힘든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일단 국내 시장규모가 작습니다. 24조원인데요. 전 세계 시장 2% 불과합니다.

    인구도 많지 않고 약 가격도 다른 국가에 비해 낮게 책정돼 있어 제약사 성장에 불리한 조건입니다.

    해외시장에 나가 승부를 봐야하는데 개별 기업들의 외형도 작고 오랫동안 제네릭이라고 하는 복제약을 만드는데만 치중해 혁신이 더디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제약사 중에 매출 1조원이 넘는 회사가 유한양행부터 광동제약까지 총 6곳인데 창립부터 매출 5천억원 달성까지 길게는 82년이나 걸렸습니다.

    <앵커>
    그런데 5천억 원을 달성하고 1조원까지 가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군요.

    <기자>
    네 보신 것처럼 5년~10년 정도 걸렸는데요.

    업계에서는 일단 이정도 규모를 갖추게 되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품목을 갖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신약 개발에 더 많은 투자도 할 수 있고요.

    <앵커>
    지금 5천억 원 매출 문턱에 있다고 하면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군요. 그런 기업이 어디입니까.

    <기자>
    대표적으로 대원제약이 있습니다. 대원제약은 호흡기 의약품 분야의 강자입니다.

    기침가래 전문의약품 코대원, 일반의약품으로 콜대원 아마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올 상반기 기준 대원제약 매출액의 10%가 코대원에서 나옵니다.

    올해 초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것 기억하실 텐데요. 심지어 감기약 품절사태도 있었죠.

    대원제약은 3분기까지 누적 원외 처방금액이 2500억 원 가량으로 전년 대비 20% 뛰었습니다. 원외 처방금액은 그러니까 병원에서 준 처방전으로 약국에서 지어준 약을 말합니다.

    또 자체 개발 신약으로 펠루비라는 해열진통제가 있는데 대원제약 매출의 8%를 차지하는 주요제품이거든요. 이것도 같은 이유로 올해 9월까지 처방실적이 20% 늘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매출액은 3500억 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4500억 원으로 크게 뛸 전망입니다. 대원제약 측은 내년 매출 목표를 5천억 원 이상으로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코로나로 수혜를 봤다면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실적이 꺾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코로나19 환자 수가 줄어들면 관련 의약품 매출도 하락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의약품 유통구조 특성상 처방과 판매가 한번 시작된 병원과 약국에서는 이후 다른 품목으로 변경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일반 감기 환자도 다시 늘고 있고요. 이들에게 처방도 가능합니다.

    사실 대원제약 실적을 보면 코로나가 국내 상륙한 2020년에는 오히려 매출이 줄었습니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의 예방활동에 감기환자 수가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입니다.

    이때 위기라고 느낀 대원제약이 집어든 카드가 사업 다각화입니다. 크게 두 가지 축인데요.

    하나는 만성질환과 관련된 전문의약품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장대원을 확대하는 전략입니다.

    <앵커>
    만성질환이라면 한 번 걸리면 오랫동안 약을 먹어야 하는 병이죠. 어떤 질환 치료가 주력인가요.

    <기자>
    고지혈증 치료제와 자궁근종 치료제 신약 개발을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둘 다 국내 임상 2상 단계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경쟁사는 없습니까. 대원제약의 5천억 달성을 방해할만한 곳은 없나요.

    <기자>
    지금 매출 5천억 원 문턱에 있는 기업이 휴온스과 셀트리온제약이 있습니다. 다만 주력 의약품 분야가 달라서 시장점유율을 뺏어오고 이런 관계는 아닙니다.

    누가 먼저 5천억 원을 달성하느냐 의미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휴온스는 올해 송수영, 윤상배 대표가 신임 CEO에 오른 뒤 정중동 행보를 보였는데요. 내년에는 임기 2년차인 만큼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특히 남성 전립선 건강기능식품 사군자 출시에 기대를 거는 모습니다.

    셀트리온제약 같은 경우는 올해 주력 품목의 급여항목 탈락 위기를 겪기도 했는데 다행히 유지로 결론이 났습니다. 최근 3년간 매출 성장세대로라면 5천억 원 달성은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앵커>
    증권가 전망에서는 이들 기업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가장 최근에 나온 증권가 보고서를 보면 셀트리온제약에 대한 투자의견은 없었고요. 대원제약과 휴온스에 대한 매수의견 매수, 목표주가는 각각 2만2천원과 5만6천원입니다.

    오늘 종가는 대원제약 17,200원, 휴온스 30,650원입니다.

    다만 증권업계 관계자는 매출 5천억원 달성이 회사의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 만큼 투자에 신중하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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