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 롯데쇼핑, 체질개선은 아직 먼 길

유오성 기자

입력 2022-11-14 19:27   수정 2022-11-14 19:27



    [앵커]
    지난 3분기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18%나 늘었습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겁니다.

    하지만 이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유통산업부 유오성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유 기자, 실적만 보면 굉장한 성과네요.

    [앵커]
    그렇습니다. 롯데쇼핑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8.6%나 늘었습니다.

    단순히 숫자만 놓고 봐도 영업이익이 1천억원 이상 증가해 1,501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잘 했는지를 평가하는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장사를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셈이죠.

    하지만 체질개선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실적이 이렇게나 좋은데, 아직까지도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왜 나오고 있는 겁니까?

    [기자]

    롯데쇼핑의 주요 경영효율성 지표를 따져보니 최근 들어 오히려 후퇴하고 있어서 입니다.

    우선 인건비 투입 대비 생산성을 따져봤습니다. 매출액을 인건비로 나눠봤는데요.

    롯데쇼핑은 올해 3.89로 신세계(10.03)나 현대백화점(6.85) 등 경쟁사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건비 투입 대비 매출액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업계 관계자: 인건비 대비 매출로 따지면 얼마나 효율적인 운영을 했는지 그런 것들을 알 수 있어요..매출을 인건비로 나눴을 때 그 비율이 높으면 1인당 생산성이 높다는 거잖아요.]

    롯데쇼핑의 경우 일년에 인건비로 지난해 기준 1조291억원을 투입했는데, 이번 분기 4조132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인건비 1원을 지출할 때 매출 3.89원을 벌어들였다는 건데, 이는 현대백화점에 비해 절반, 신세계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의 생산성을 보인 겁니다.

    추세적으로 봐도 롯데쇼핑 생산성 지표는 꾸준히 하락하는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인건비 대비 생산성 지표는 최근 3년간 꾸준히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롯데는 나빠졌습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은 다른 유통 회사들과는 달리 인건비 비중이 높은 마트가 실적에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경쟁사의 생산성은 향상되는 흐름을 보이는 데 반해, 롯데쇼핑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군요.

    다른 경영성과 지표를 비교해 보면 어떻습니까?


    [기자]
    유형자산 회전율도 롯데쇼핑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유통 3사는 점포 중심 영업을 하는 만큼 유형자산 비중이 높은데요.

    그래서 유형자산 생산성을 따져볼 수 있는 유형자산 회전율이 주요 경영효율성 지표 중 하나로 꼽힙니다.

    3분기 롯데쇼핑의 유형자산 대비 매출액 비율은 0.27로 신세계의 0.43에 비해 한참 뒤지고, 업계 3위인 현대백화점의 0.24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롯데쇼핑이 가진 유형자산 평가금액은 14.4조원으로 현대백화점의 3배 수준이라 그 만큼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내는데 유리한 구조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이러다 보니 자산을 보유하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유형자산 회전율의 경우 계열사 간 비교에서도 롯데렌탈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앵커]
    단기 실적이 좋아진다고 해도 이를 계속 이어나가려면 결국 체질 개선이 필요할텐데요. 롯데쇼핑도 이런 노력에 나서고 있죠?

    [기자]
    롯데쇼핑은 그 동안 실적 부진 원인으로 지목됐던 비효율 점포 정리 작업을 진행해왔습니다.

    롯데슈퍼나 롭스처럼 적자 점포 비율이 높은 곳의 점포 정리는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점포 리뉴얼을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명품 브랜드를 대거 모신 것과 롯데마트가 메가스토어 형태의 제타플렉스를 개점한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특히 롯데쇼핑은 마트나 슈퍼처럼 유사한 사업을 하는데도 중복되는 업무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 롯데쇼핑은 구매 부문의 코드를 일원화 하고, 매장을 기능별로 통합 운영하는 등 비효율을 줄이는 노력도 진행합니다.

    이를 위해 최근 1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리테일 테크기업 영국 오카도의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소비자 수요 예측부터 상품 보관, 포장, 배송에 이르는 유통 전 과정을 효율화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앵커]
    끝으로 롯데그룹 그룹 사장단 인사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잖아요. 더딘 체질개선이 이번 인사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전 포인트겠네요?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해 말 유통 부문 총괄 수장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수혈하는 등 쇄신인사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P&G 출신 김상현 전 홈플러스 대표를 유통사업군 총괄대표로 선임하고, 롯데백화점 대표엔 경쟁사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대표를 영입한 것입니다.

    그래서 올해 인사를 이들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하는데요.

    일단 영업이익 등 눈으로 보이는 숫자는 개선됐다는 점에서 이들의 유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데요, 다만 신 회장의 특단의 조치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도 업계 안팎에서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유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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