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미국 대중국 견제 전략 비판
FTA 2단계 협상 조속히 마무리 공감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시간 15일 "우리 정부는 중국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상호 존중과 호혜에 기반한 성숙한 한중 관계를 위해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현지시간 오후 5시 11분에 시작해 25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통화와 8월 한중 수교 30주년 축하 서한을 교환하면서 새로운 한중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자는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인적 교류를 포함해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 나아가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함께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외교 목표는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추구하고 기여하는 것"이라며 "그 수단과 방식은 보편적 가치와 국제 규범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추구하는 데 있어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은 중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협력해 나가야 한다. 이것이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 시진핑 "진정한 다자주의 함께"…美 대중국 견제 전략 비판
앞서 모두발언에 나선 시진핑 주석은 "세계가 새로운 격동의 변혁기에 접어들고 국제사회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한 지금 (양국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라며 "지역 평화를 유지하고 세계 번영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책임이 있으며 광범위한 이익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국 측과 함께 중·한 관계를 유지 발전시키고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간 플랫폼에서의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만들어 세계에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와 안정성을 제공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진정한 다자주의` 언급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 체제 및 대중국 견제 전략을 비판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3월 (윤 대통령) 당선 이후 통화와 서한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여러 차례 소통했는데, 이는 중-한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도 언급했다.
최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도 "다시 한번 조의를 표하며 유가족, 부상자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낸다"고 말했다.
● 고위급 대화 정례화·FTA 2단계 협상 조속히 마무리 공감
윤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팬데믹과 글로벌 경기 침체, 기후변화와 같은 복합적 도전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한중 양국 간 고위급 대화를 정례적으로 활발히 추진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고위급 대화의 활성화에 공감을 표하고, "한중 양국 간 `1.5 트랙 대화체제`도 구축하자"라며 "양국 간 의사소통을 확대하고 정치적 신뢰를 쌓아 나가자"고 말했다.
또, 양 정상은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중 FTA 2단계 협상은 한국 문화콘텐츠를 포함한 의료, 관광 등 서비스 산업의 본격적인 중국 진출이 핵심이다.
한중 양국은 지난 2015년 12월 한중 FTA를 발표하면서 2년 이내에 서비스·투자 분야 추가 시장개방을 위한 2단계 후속 협상을 진행하기로 협정문에 규정한 바 있다.
하지만 한반도 사드 배치로 양국 갈등이 심화되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 한중 FTA 2단계 협상 언급은 이른바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양 정상은 지난 2017년 사드 사태로 위축된 양국 교류 복원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민간 교류, 특히 젊은 세대 간 교류를 확대해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은 "한중 국민들 간 인적·문화 교류에 개방적 자세를 갖고 있다"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자"고 답했다.
● 尹 "北 위협 고조, 中 역할 기대"…시진핑 "北 의향이 관건"
윤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지속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중국이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한중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 공동이익을 가진다"라며 "평화를 수호해야 하며,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8월 밝힌 `담대한 구상` 관련, 시진핑 주석은 "북한의 의향이 관건"이라며 "북한이 호응해 온다면 담대한 구상이 잘 이행되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선 대북 제재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며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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