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서프라이즈 이후 방향성을 찾고 있는 가운데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가 숏 포지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얼마나 숏을 쳤는지 당신은 감히 상상도 못할 것(You have no idea how short I am)`이란 글을 남기며 증시에 대한 숏 포지션을 취했음을 시사했다.
마이클 버리가 정확히 어떤 주식에 대한 매도 포지션을 취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CNBC는 버리가 지난해부터 증시 붕괴론을 수차례 강조한 만큼, CPI 발표 이후 증시에 연출된 상승 랠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버리는 지난해 6월 미국 증시가 `모든 붕괴의 어머니(The Mother of all Crashes)`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미국 증시에 거대한 버블이 형성되고 있다며 거품이 터질 경우 시장이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고공 행진하던 미국 증시는 올해 1월을 기점으로 꺾인 바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시장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30% 가까이 급락한 상태고, S&P500 지수 역시 연초 대비 약 17% 수준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마이클 버리는 지난 5월에도 미국 증시와 관련해 의미심장한 경고를 날린 바 있다. 당시 버리는 미국 증시를 `추락하는 비행기`에 비유하며,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시장이 결국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 8월 미국 증시가 연준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에 반등하자 "과거 금융위기 당시 시장에 나타난 우매한(Silliness) 움직임이 시장에 반복되고 있다"면서 "지난 1929년, 1968년, 2000년, 2008년 폭락 사태 이후 증시가 항상 일시 반등했지만 결국 거품으로 돌아갔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14일(현지시간) 증시 비관론을 끊임없이 강조하던 마이클 버리가 증시에 재진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CNBC는 "지난 2분기 알파벳, 메타, 시그나 등 11개 종목을 처분하며 포트폴리오를 대부분 정리한 마이클 버리가 3분기 들어 ▲지오그룹(GRO) ▲큐레이트 리테일(QRTE) ▲코이시빅(CXW) ▲에어로제트 로켓다인(AJRD) 등을 매수했다"고 전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이후 큐레이트 리테일은 시간 외 거래에서 6%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당시 마이클 버리는 지오그룹 주식 약 1,550만 달러 추가 매수에 나서며, 큐레이트 리테일은 약 1,010만 달러, 코어시빅은 약 640만 달러, 에어로제트 로켓다인은 약 530만 달러를 매입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3분기 대규모 매수에 나선 만큼 증시 비관론에 대한 버리의 입장도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날 마이클 버리는 일부 전문가들이 제기한 가능성을 일축하듯 자신이 여전히 대규모 숏 포지션을 취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마이클 버리는 평소 트위터 게시글을 올린 뒤 일정 시간 뒤에 삭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숏 포지션에 대한 내용 역시 현재는 지워진 상태다.
(사진=CNBC)
한국경제TV 글로벌콘텐츠부 홍성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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