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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주식투자,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입력 2022-11-28 07:46  



<편집자 주> 2023년, 토끼의 해인 계묘년을 앞두고 경기, 금리, 주가, 환율, 부동산 등 다섯 차례에 걸쳐 예측방법을 다뤘다. 이번주부터는 주식부터 실제로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은가를 특집으로 다룬다.


주식 투자, 심리부터 다스려야 한다.

최근처럼 세계화되고 온라인·디지털 시대에서는 주가를 비롯한 각종 금융변수가 심리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처럼 ‘아무도 모르는(nobody knows)’ 위험이 닥칠 때일수록 더 그렇다.

주가 결정에 심리적인 요인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론이 ‘조지 소로스의 자기암시가설’이다. 한 마디로 투자자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주가는 올라가고 반대로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주가는 떨어진다는 것이 이 가설의 핵심이다. 수많은 주가예측기법 가운데 월가에서는 가장 오랫동안 각광을 받고 있다.

심리적인 요인을 더 증폭시키는 것이 ‘네트워킹 효과’다. 이제 모든 경제활동은 각종 네트워크에 의해 빈틈이 없을 정도로 촘촘하게 연계된 초연결 사회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재료가 터져 나오면 그 나라 전체 뿐만 아니라 온 세계로 퍼져 나가는 이른바 정보 시차가 크게 단축됐다. 특히 나쁜 소식일수록 더 빠르게 전파된다.

의학 용어에서 환자의 심리상태에 따라 완치 여부가 결정된다는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와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라는 것이 있다. 노시보 효과는 아무리 좋은 약을 먹더라도 환자가 그 효과를 의심하면 치료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플라시보 효과는 약을 주지 않더라도 환자가 낳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완치될 수 있다는 뜻이다.

두 효과를 우리 경제와 증시에 적용해 보면 노시보 효과는 건실한 한국 경제를 믿지 못함에 따라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경우다. 2022년 3월에 예정된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최근에 나돌고 있는 ‘위기설’이 대표적인 예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후에는 매월 나오는 위기설이 우리 경제와 증시가 대혼란에 빠진 때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IMF의 수석 이코미스트였던 모리스 골드스타인의 위기판단지표로 보면 최근에 거론되는 2022년 3월 위기설이 발생할 확률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온다. 우리나라가 속한 같은 신흥국 중에서도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사태에 비해 위기가 발생할 확률이 각각 10분의 1, 절반 이하로 그만큼 외환보유액 등 위기관련 지표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2022년 3월 위기설이 우리 내부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금융위기나 코로나 사태 때에도 우리 내부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흘러나왔던 위기설이 오히려 국제금융시장에서 화두가 될 정도였다. 근거가 없는 위기설에 따라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경제를 건실하게 만드는데 애를 쓴 우리 국민에게 돌아간다.

현시점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우리 경제를 최소한 있는 그대로 믿는 플라시보 효과다. 부존자원과 축적된 자본이 없이 우리 경제가 압축성장을 하는 데는 우리 국민이 ‘하면 된다(can do)`라는 이 효과 덕분이다. 2022년 3월 위기설을 극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와 증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플라시보 효과가 요구되는 때다.

주식 투자자들은 각종 위기설이 나올 때마다 그 위기설을 더 증폭시키는 ’리스크데믹(riskdemic=risk+epidemic)’과 ‘인포데믹(infodemic=information+epidemic)’를 경계해야 한다. 주변에서 수시로 흘러나오는 정보나 그때그때 발생하는 리스크에 흔들리다 보면 ‘카오스’ 국면은 더 심해지고 확률이 적었던 위기설도 가시화될 수 있다. 주식 투자로 수익률 극대화하고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은 ‘자신감’이라는 격언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주식 투자 타이밍…`S`자형 이론으로 잡는다.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전문적인 예측기관과 증권사가 활용하는 복잡한 계기판은 필요하지 않다. 이 때문에 심리적인 안정을 토대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 투자로 보다 확실한 수익을 내는 방안으로 `S`자형 투자이론이 월가에서 오랫동안 각광을 받아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식을 통해 돈을 많이 번 부자를 중심으로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다.

`S`자형 투자이론은 사람의 성장곡선에서 유래됐다. 모든 신기술과 제품은 시장점유율을 일일이 측정하지 않아도 서서히 틈새시장을 파고든다. 일단 소비자와 가정 속에 10% 정도가 보급되면 그 후 급속히 퍼져 나가는 대세가 형성된다. 즉, 한 제품이 시장을 10%를 점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이후 90%를 점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같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핵심이다.

자동차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자동차는 1886년에 처음 발명된 이후 1900년경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당시 자동차를 소유할 수 있었던 고소득 틈새시장을 파고들기 시작해 1914년경에는 10%를 차지했다. 그 이후 자동차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꼭 14년만인 1928년경에는 90%에 도달했다.

`S`자형 이론이 나오게 된 배경은 어떤 기술과 제품의 보급률이 10%에 달하면 그 이후에는 구글의 조지 레이에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언급해 유명해진 `대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대수의 법칙이란 매출이 100억원이던 기업이 2년 차에 150억원, 즉 첫해보다 50억원이 증가하면 신장률은 50%다. 3년 차에 75억원, 4년 차에 112억 5000만달러 늘어나야 첫해 기록했던 매년 신장율 50%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결국 `S`자형 이론에 따른다면 어떤 기술과 제품이든 초기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일단 보급률이 10%에 달하면 확신을 갖고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해 놓으면 가장 빨리 높은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이 이론은 일부 국내 창투사와 증권사를 중심으로 상장(IPO) 이전 기업과 종목을 발굴할 때 적용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유망 기업을 발굴하는 기법인 `10의 법칙(rule of ten)`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이론이다. 10의 법칙이란 투자 시점 전후 2년 동안 매출액이 매년 평균 10% 이상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S자형 이론과 다른 점은 투자 시점에 성장성 뿐만 아니라 안정성을 보완했다는 점이다. S자형 이론대로 보급률이 10% 전후인 `그린 슛` 단계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성장이 정체하거나 감소해 `시든 잡초(yellow weeds)`가 되는 기업들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주력산업의 카오스(혼돈) 시대다’라고 부를 만큼 과도기를 겪고 있으나 증강현실 시대를 가져다준 모바일과 함께 통합융합산업 등이 이제는 확실한 주력산업으로 자리메김하고 있다. 각국의 예산편성과 기업 경영계획에서 이들 업종의 투자 비중이 높은 점이 뒷받침해 준다.

S자형 투자이론으로 빅 마켓으로 떠올라 큰돈을 벌 수 있는 또 다른 한 곳을 더 들면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즉 ‘BOP(business of the economic pyramid)’ 업종이다. BOP는 1998년 미국 미시간대의 프라할라드(C.K. Prahalad) 교수와 코넬대의 하트(Stuart L. Hart) 교수가 처음 만들어 사용한 용어다. BOP 계층은 세계 인구의 약 72%인 50억명에 이르며 시장규모도 20조 달러 이상되는 빅 마켓으로 성장했다.

돈이 될 수 있는 빅 마켓을 찾는 방법으로 S자형 투자이론 이외에 그때그때 유행하는 화두어로 찾는 방법도 있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부도`, `좀비`, `파산`,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프레미엄`, `공포(vix)지수` 등이 사람들 사이에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임팩트 효과`와 `ESG`, 중국어로 모순이라는 의미의 `마오둔` 등이 유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 임팩트 효과와 ESG를 추구하는 기업들을 부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재무이론대로 너무 이윤만 추구하는 것이 오히려 도덕적 해이와 금융위기를 발생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반성을 계기로 앞으로는 이윤과 함께 기부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 임팩트 효과와 ESG의 핵심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독점력을 바탕으로 소상공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거리로 내모는 빅테크 기업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테크래쉬(techlash=technology+backlash)’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힘을 얻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상춘 한국경제TV 해설위원·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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