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도 주주님 우선…제약바이오 '배당 잔치' 예고

박승원 기자

입력 2022-11-29 14:58   수정 2022-11-29 14:58

    <앵커>

    연말이 다가오면서 배당주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올 한해 주가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배당 정책은 어떨지 알아보겠습니다.

    IT·바이오부 박승원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먼저 올 한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얼마나 부진했는지 짚고 넘어가죠. 얼마나 안 좋았던 겁니까?

    <기자>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코스피 의약품 지수와 코스닥 제약 지수는 각각 15%, 34% 하락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제약·바이오주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 지수 역시 27% 내렸는데요.

    같은 기간 18% 내린 코스피와 비교해선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덜 빠졌지만, 30% 가까이 하락한 코스닥 지수와 비교해선 더 큰 낙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싸늘하게 식은 배경은 무엇인가요?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대장주들은 선전했지만, 나머지 기업들은 대외 악재에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미국발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등 대외 악재 속에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은 겁니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투자유치가 힘들어지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앵커>

    업종 전반적으로 부진하면서 이들 기업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클 것 같습니다. 기업들이 개인투자자 달래기에 나설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주주친화정책을 내세울 것으로 보이는데, 그 중에서도 현금배당이 대표적일 것 같습니다.

    업황 악화에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서도 주요 기업들의 배당 성향은 작년 수준보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최근 주가가 크게 빠져 배당수익률 자체가 치솟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진단 전문기업들의 올해 기대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기대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제약·바이오 기업은 체외진단 전문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로, 올해 4%가 넘는 배당수익률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지난해(2.26%)와 비교하면 2%포인트 넘게 상승한 수치입니다.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 역시 2%대의 배당수익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진단 전문기업 외에 높은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기업은 또 어디가 있나요?

    <기자>

    전통 제약사 역시 높은 배당수익률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가운데 휴온스와 동아쏘시오홀딩스, JW중외제약 등은 올해 배당수익률이 전년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외에도 녹십자, 동국제약, 보령 등은 올해 추정 배당수익률이 1%대로 올라올 전망입니다.

    <앵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현금 배당에 나서고, 배당수익률이 작년보다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금융이나 통신 등 다른 업종에 비해선 조금 아쉬운 수준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금배당만 보면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인데요.

    하지만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다른 산업의 기업들이 현금배당 위주로 주주친화정책을 펼치는 것과 달리 무상증자와 주식배당도 매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유한양행, 종근당, JW중외제약, 한미약품 등은 무상증자에 나섰고, 메디톡스, 휴온스, 셀트리온 등은 주식배당으로 주주친화 정책을 펼쳤습니다.

    이 가운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휴온스 등은 현금 배당도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무상증자의 경우 제약사들이 선호하는 배당 방식 중 하나인데요.

    기업의 현금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으면서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고 재무구조와 사업기반이 탄탄한 기업임을 알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무상증자는 절세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다, 주식 입수 시기도 빨라 주주 입장에선 `연말 보너스`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앵커>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현금배당 등 통큰 주주친화 정책이 좋을 것 같은데, 반대로 우려할 부분은 없을까요?

    <기자>

    기업의 영속성을 고려하면 소위 배당 잔치보다는 투자에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제약·바이오 업종의 경우 실패를 감수하더라도 연구개발에 매진해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건데요.

    이 가운데 실적보단 기술 경쟁력 중심인 바이오 기업의 경우 배당성향이 과도하게 높거나 이익 증가가 뒷받침 되지 않은 배당 지급은 장기적으로 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통큰 주주친화 정책 예고가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이 수급 개선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효과가 장기적인 게 아니라 단기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입니다.

    업종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높이려면 주주친환 정책도 중요하지만, 주목할 만한 연구개발 성과가 우선이라는 설명입니다.

    기업들이 임상 등 신약 개발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확보해야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란 얘기인데요.

    관련해 전문가의 견해 들어보겠습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 : 배당이라는 부분은 한계점이 있고, 보다 바람직하게는 미래가치가 더욱 부각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이런 게 중요한 이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제약·바이오에서는…]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승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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