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IRA 조정' 가능성 첫 시사…한국 전기차 기대

입력 2022-12-02 09:2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조정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하면서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보조금 차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한 기자회견에서 IRA에 대해 "조정이 필요한 작은 결함들(glitches)이 있다"면서 "유럽 국가들이 참여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더 쉽게 만들 수 있는 미세한 조정 방안들(tweaks)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프랑스 정상회담에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IRA상 보조금이 "이것은 프랑스 업계 사람들에게 아주 공격적(super aggressive)"이라면서 "미국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 문제는 더 커질 것"이라고 포문을 연 바 있다. 앞서 한국 정부와 업계도 한국산 전기차 불이익 문제 해소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상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일부 규정 변경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법상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표현을 `결함`의 예로 들기도 했다. 그는 "법안에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는 예외로 하는 규정이 있는데 이는 문자 그대로 FTA가 아니라 동맹국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의 세부 규정인 핵심광물 관련 FTA 요건이 동맹국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미국 내에서는 상용차 범위도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렌트 등 상업용 친환경차에 대해서는 북미 최종조립 규정 등과 무관하게 세제 혜택이 부여된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도 상용차 범위를 확대해줄 것을 미측에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장 핵심적인 `북미 제조 규정`에 대해서는 법안에 워낙 명확하게 들어가 미국 정부가 시행규정을 통해 이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지난 10월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한) 한국과 유럽 측의 우려에 대해 많이 들었고 우리는 분명히 이를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법이 써진 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재선 도전 의사를 밝힌 바이든 대통령이 IRA를 최대 입법 성과 중 하나로 보고 홍보를 계속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바이든 정부에서 일부 조정을 하더라도 전반적인 수정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인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8월 서명하면서 시행된 IRA는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에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최대 7천500달러(약 1천만원)의 보조금을 세액 공제 형식으로 주도록 하는 조항도 들어가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판매 감소로 인한 피해가 현실화된 상태다.

실제 이날 공개된 미국 내 아이오닉5 등 아이오닉 모델의 11월 판매량은 전월에 비해 24.5%, EV6는 46%가 각각 감소했다.

나아가 내년부터는 북미 최종조립 조건뿐만 아니라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부품 및 핵심 광물 비율도 보조금 지급 대상 판정 기준으로 추가되는 등 보조금을 받기 위한 요건이 더 까다로워진다.

구체적으로 IRA에 따르면 ▲ 북미 제조·조립한 배터리 사용시 3천750달러 ▲ 미국이나 FTA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광물 사용시 3천750달러의 보조금이 각각 지급되며 보조금을 받기 위한 비율도 연도별로 단계적으로 올리도록 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이와 관련한 세부 규정을 연말까지 발표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의견 수렴도 진행했다.

한국 정부도 지난달 4일 의견서를 내고 보조금 차별 조항이 한미 FTA,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 통상 규범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한국산 자동차에도 동일하게 보조금 규정을 적용하거나 관련 규정 시행을 3년간 유예해줄 것을 요청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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