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노쇼`로 국내 축구팬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벤투호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워 화제에 올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마지막 3차전에서 2-1로 이겼다. 한국은 1승 1무 1패(승점 4, 4득점 4실점)가 돼 포르투갈(2승 1패)에 이은 H조 2위로 각 조 1, 2위가 나서는 16강 무대에 오르게 됐다.
이날 선제골을 터뜨린 김영권(울산), 극장골의 주인공 황희찬(울버햄프턴)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지만 호날두도 만만치 않게 공헌했다.
0-1로 뒤진 전반 27분 왼쪽에서 이강인(마요르카)이 왼발로 차올린 코너킥이 호날두의 등에 맞고 골문에 앞에 떨어졌고, 문전에 있던 김영권이 넘어지면서 날린 왼발 발리슛이 포르투갈 골문을 열었다. 전반 42분에는 비티냐(파리 생제르맹)의 중거리 슛을 김승규가 쳐낸 것이 마침 호날두 앞으로 흘러나왔다. 호날두가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슈팅은 골대와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사실상 전반에만 호날두 덕에 벤투호가 두 골을 번 셈이다.
호날두는 지난 2019년 7월 서울에서 열린 K리그 선발팀과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의 친선경기 때 유벤투스 소속으로 당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벤치에 앉은 채 1분도 출전하지 않아 큰 실망감을 안겼다.
당시 6만여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유벤투스 선수단은 킥오프 예정 시각을 넘겨 경기장에 도착, 경기가 1시간 가까이 지연됐고 `호날두 노쇼`까지 발생하자 팬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날강도`와 `호날두`의 합성한 신조어 `날강두`가 등장할 정도로 국내 여론이 악화했다. 3년여 만에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팬과 재회한 호날두가 이런 `활약 아닌 활약`으로 벤투호의 16강을 돕는 얄궂은 상황이 펼쳐졌다.
이에 네티즌들은 `한반도`와 합친 `한반두`라는 신조어부터 우리나라 주민등록증에 `호날두`라는 이름을 새긴 합성사진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밈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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