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이 11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석유화학 출하 차질액이 누적 1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정부가 추산한 화물연대의 주말 총파업 집회 참여 인원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물류 마비가 점차 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토부는 4일 화물연대 조합원 2천900명이 전국 130여 곳에서 집회를 벌이거나 대기할 예정인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일요일 정부 추산 집회 참여 인원(4천300명)보다 32%가량 줄었다. 토요일인 전날 참여 인원은 5천100명으로, 일주일 전(4천300명)보다 늘어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시멘트 분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이후, 비조합원들 사이에 복귀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일부 조합원까지 업무로 돌아와 물동량이 회복 추세를 보인다고 판단한다.
전국 12개 항만의 밤 시간대(전날 오후 5시∼이날 오전 10시) 컨테이너 반출입량(1만2천782TEU)은 평시의 33% 수준이었지만, 일주일 전 같은 기간의 반출입량(6천208TEU)보다는 2배 가까이로 늘었다. 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뜻한다.
하루 반출입량은 지난 2일 평시의 69%, 3일엔 63%로 올라왔다.
컨테이너 반출입량 규모가 가장 큰 부산항의 밤 시간대 반출입량은 1만862TEU로 평시의 42% 수준이었다. 역시 일주일 전보다 2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현재 문제가 가장 심각한 쪽은 정유 분야 피해다.
전날 오후 2시 기준으로 기름이 동난 주유소는 전국에서 74곳으로 늘었다. 서울이 31곳으로 가장 많고 경기 15곳, 강원 10곳, 충북 3곳 등 지방 주유소에서도 기름이 품절됐다. 품절 주유소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열흘간 석유화학 업계의 누적 출하 차질 물량 규모는 약 78만1천t(톤)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173억원에 달한다.
정부가 조만간 국무회의를 열어 업무개시명령을 시멘트에서 정유 분야까지 확대할지 주목된다.
화물연대의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은 전날 서울과 부산에서 파업에 힘을 보태기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여기서 화물연대는 정부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파업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은 국가인권위의 개입도 촉구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확대를 요구하는 화물노동자들의 파업이 열하루째에 접어들었지만, 정부의 탄압은 흉포함만을 더하고 있다"며 "정부가 위법한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고, 헌법상 기본권과 국제기구 협약을 침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행정권 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가인권위가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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