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롯데카드 등 매각 작업 남아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던 MG손해보험 인수우선협상자가 선정되면서 얼어붙었던 시장에 신호탄이 됐다는 해석인데요, 관련한 내용 경제부 장슬기 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장 기자, MG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자로 사모펀드가 선정됐습니다.
<기자>
네, 주인공은 `더시드파트너스`입니다. 더시드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부터 주로 핀테크기업들의 투자를 진행해온 사모펀드 운용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강점을 살려서 국내 핀테크사들과 MG손보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요.
이번 인수까지 최종 결정이 되면 MG손보 지분 92%와 우리은행, 신한캐피탈, 아주캐피탈로 구성된 대주단의 980억 원어치 후순위채권, 추가 자본확충까지 약 3,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앵커>
MG손보의 경우 현재 대주주도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인데, 또 사모펀드가 인수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문제는 없습니까?
<기자>
금융노조 측은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결사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과거부터 내왔습니다. MG손보는 현재도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있는데, 재무건전성 강화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죠.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을 보면 올 3분기 50%대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보험료를 1만 원 받으면 가입자게에 보험금을 5,000원 밖에 못 준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사모펀드로 인수되면 급한 불은 끄겠지만 책임경영이나 안정성 면에서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노조 측의 설명입니다. 사모펀드 특성상 정상화 이후 또 다시 매각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겠죠. 직원들 입장에선 반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MG손보 입장에선 자본확충이 시급한데다, 현재 실사 과정도 남아있고, 이와 별도로 예보 차원의 매각 작업도 추진 중인 만큼 변수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도 이번 MG손보 매각건으로 금융권 M&A시장이 다시 시끌해진 분위기입니다.
<기자>
네, 최근 보험업권에서는 MG손보를 비롯해 KDB생명까지 매각 이슈가 있었는데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에 수 차례 매각에 실패한 KDB생명이 매물로 나와있는 만큼 금융권에선 "누가 사가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흥행 기대감이 낮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MG손보 인수전에 수많은 사모펀드사들이 거론됐고 KDB생명 역시 산업은행이 매각 절차에 적극 나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현재 기업매각 전문가로 불리는 김희태 전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을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시장에선 이번엔 과거와 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당초 시장에서는 롯데카드 매각도 거론됐다가 최근엔 쏙 들어간 상황입니다.
<기자>
맞습니다. 올 초부터 금융권 대표 매물로 꼽혔던 롯데카드도 KT 또는 일부 금융지주사로의 인수 가능성이 거론됐었습니다. 하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현재는 매각 관련 이야기가 쏙 들어간 상황입니다.
하지만 매각작업이 아예 중단된 것은 아닙니다.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최근 롯데카드의 자회사인 로카모빌리티를 분리매각하기로 했습니다. 로카모빌리티는 국내 2위 교통카드사업자인데, 카카오페이가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다시 한 번 시장이 시끌하기도 했습니다. 당초 롯데카드를 통으로 매각하기로 했으나 아무래도 몸집이 크고 가격에 대한 부담이 있다보니, 분리매각을 통해 인수자들의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일 것이다, 이런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보험사도 그렇고 카드사까지 매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탄탄한 4대 금융지주사들이 나설 가능성은?
<기자>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계열사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지주사 입장에서도 보험사나 카드사 매물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올초부터 롯데카드를 비롯해 동양생명을 비롯해 ABL생명 등 굵직한 매물들이 계속 거론되고 있습니다.
4대 지주별로 보유한 보험, 카드사 현황을 정리해봤습니다. 매번 M&A 시장에선 지주사들이 1순위 인수자로 거론되는데요. 특히 보시는 것처럼 상대적으로 카드나 보험계열사가 약한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단골로 거론됐습니다.
문제는 시장 상황입니다.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과 채권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확보`가 금융권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투자보다는 실탄을 보유하는 쪽으로, 성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지주사들은 현재 당국과 소송을 진행 중인 법률 리스크, 여기에 지주 회장들의 거취 여부 문제가 남아있는 만큼 내년 초까지는 시장에 적극 뛰어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장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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