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락다운 영향으로 국내 화장품 업계는 올 여름 최악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제로 코로나’를 고수했던 중국이 드디어 ‘위드 코로나’로의 첫발을 뗐는데요.
4분기부터는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아모레퍼시픽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관련 내용 유통산업부 신선미 기자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신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바닥을 찍었다고 봐도 되는 걸까요?
<기자>
네, 최악을 지났다는 평가인데요. 4분기부터는 해외 매출이 개선되면서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중국의 제로코로나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북미 지역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부분이 긍정적인데요.
이에 4분기 해외 부문 영업이익은 153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국내 부문까지 포함하면 영업이익은 526억원, 1년 전과 비교하면 2배 성장이 예상됩니다.
<앵커>
지난 3분기 아모레는 중국 봉쇄 정책 여파로 해외 부문에서 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4분기 흑자 전환이라면 중국 실적이 회복된다고 봐도 되는 걸까요?
<기자>
주력 시장이었던 중국 실적이 예전처럼 회복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회복 사이클의 초입에 진입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우선, 아모레의 지난 3분기 중국 매출이 경쟁사들과 다르게 소폭이나마 상승한 점(전분기 대비 16% 개선)이 긍정적입니다.
<앵커>
여기에 중국 사업의 구조조정 효과도 기대가 된다고요?
<기자>
네, 지난 3분기에만 이니스프리 80개, 마몽드 300개, 라네즈 매장 30개를 폐점했습니다.
이로써 중국 사업 구조조정의 핵심 중 하나인 이니스프리는 2019년 608개에 이르던 매장을 올해 70개 수준으로 줄였고요.
마몽드는 백화점 매장에서 모두 철수했습니다.
점포유지비와 인건비가 대폭 줄어든 건데, 올해 해외사업 감가상각비는 38% 이상 줄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4분기부터 비용 감소 효과가 가시화된단 얘기로 해석됩니다.
여기에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지난달 27일 `반(反) 제로 코로나` 시위가 잇따르자, 방역 정책을 빠른 속도로 완화하고 있는데요.
최근 베이징과 선전,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PCR 검사 결과 없이도 대중 교통을 타거나 공공장소에 출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이 내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후로 점진적인 ‘위드 코로나(일상 회복)’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중국 내 화장품 수요가 반등할 때 아모레퍼시픽이 대표적 수혜기업이 될 것이란 관측입니다. 인터뷰 들어보시죠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 : (중국의 봉새정책이) 완전히 해소되는 시점이 중요한데요. 내년 1월 기점으로 상당 부분 완화된다는 분위기여서 화장품 절대수요 자체가 늘 수 있습니다. 낙수효과를 한국 화장품 회사가 볼 수 있다고 보는데, 그 중 대표적인 기업이 아모레퍼시픽입니다. 중국사업 구조조정으로 실적 개선 효과가 부각될 수 있다고 봅니다.]
<앵커>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 시점이 빨라지면서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확산되는 상황이군요.
<기자>
여기에 중국의 한한령이 6년 만에 해제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중정상회담을 계기로 대통령실은 중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한국 영화 서비스가 재개됐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주가도 상승세인데요.
11월23일부터 12월5일까지 9거래일 중 8거래일을 상승 마감하면서 이 기간 주가가 20.8% 올랐습니다.
<앵커>
전망대로라면 지난 3분기가 중국 시장이 회복되는 변곡점이 되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시장의 성장세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요?
<기자>
네, 라네즈의 경쟁력이 확인되면서 지난 3분기 미국 매출은 1년 전보다 2배 가깝게 증가했는데요.
지난 7월 진행한 아마존프라임 데이 행사에서 라네즈의 립 슬리핑 마스크가 뷰티·퍼스널 케어 부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이었습니다.
BTS와의 콜라보로 라네즈를 알리고 있는데다, 파스텔 톤의 용기 디자인과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향을 입힌 것이 인기 요인으로 꼽히는데요.
여기에 아모레는 이니스프리를 통해 비건·클린 뷰티 등에 관심이 많은 미국의 MZ세대도 공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들어보시죠.
[강윤구 아모레퍼시픽 부장 :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도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과 온라인 채널 중심의 유통 전략, 현지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등 입체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낼 계획입니다.]
<앵커>
K뷰티가 대세로 떠오른 일본에서도 아모레가 공략을 강화하고 있죠?
<기자>
4차 한류붐의 영향으로 일본 MZ세대 사이에서도 한류 스타들의 화장법을 비롯한 뷰티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이에 아모레는 이니스프리·에뛰드에 이어 라네즈 ‘네오 쿠션’ 진출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라네즈 대표 제품의 경우, 공식 진출 전부터 입소문을 타면서 일본 현지 유통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왔다고 전해집니다.
<앵커>
우선은 중저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일본 MZ세대를 적극 공략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본 MZ세대는 저렴하지만 제품력이 좋은 `쁘띠프라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인데요.
내년에는 헤라를 공식 론칭하고, 에스쁘아 진출을 검토하는 등 차차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넓힌단 계획입니다.
일본 외에도 아모레는 내년 중남미 시장의 핵심인 멕시코와 유럽 시장의 핵심인 영국, 그리고 중동 시장 재진출로 신규 고객을 확보한단 전략입니다.
<앵커>
불확실성이 큰 중국 의존도는 낮추는 한편, 내년에는 해외 영토를 더욱 넓힌단 계획이군요.
체질 개선 효과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최근 설화수도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고요?
<기자>
1997년에 탄생한 설화수는 당시에도 30대가 타깃이었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제는 주고객이 50대가 됐습니다.
사실상 브랜드 이미지가 노후화된 건데요. 이에 아모레는 설화수의 리브랜딩을 마치고 올해 9월부터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함께 타깃 연령대를 25~39세 여성으로 낮춰 신규고객을 확보하겠단 전략인데요.
이에 설화수 앰배서더 또한 송혜교에서 블랙핑크 로제로 4년만에 바꿨습니다.
북미에서도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블랙핑크 멤버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도 힘을 싣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리브랜딩한 설화수 제품이 이번 중국 광군제에서도 주목받았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기자>
설화수 브랜드 강화 전략이 성과를 보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데요.
윤조에센스 백자 에디션 제품은 이번 중국 광군제에서 완판됐습니다.
아모레는 설화수의 또 다른 핵심 상품 3개(자음생 크림&세럼, 진설 크림)의 패키지도 모두 도자기 컨셉으로 바꾼단 계획인데요.
글로벌 내 설화수 브랜드력을 높여, 매출 점유율을 글로벌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수준인 40~80%까지 확대시킨단 목표입니다.
경쟁사인 일본 시세이도의 경우, 3분기 중국 매출 중 프레스티지 비중이 65.1%에 달하는 반면, 설화수는 35% 수준(올 3분기 기준)에 불과합니다.
<앵커>
내년에는 설화수 리브랜딩 효과와 함께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을 기대해볼만 한 것 같은데요.
4분기에 이어 내년 실적 기대해봐도 좋을까요?
<기자>
네, 증권가에선 내년을 더 기대해봐도 좋다는 분석을 내놨는데요.
아모레퍼시픽 해외사업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증권가에선 연간 해외 영업이익을 770~840억원대로 예상하고 있는데, 전망대로라면 전년대비 14배 가량 성장하는 셈입니다.
이런 가운데 아모레는 적극적인 M&A에 나서는 한편, 5년 내에 비중국 지역의 매출을 중국 매출 수준으로 끌어올린단 목표도 세운 것으로 알려집니다.
현재, 아모레의 해외 매출에서 중국은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유통산업부 신선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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