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조각'된 위믹스…암초에 걸린 위메이드

정호진 기자

입력 2022-12-08 15:20   수정 2022-12-08 15:20

    <앵커>
    위메이드가 발행한 코인 `위믹스`의 상장 폐지 소식에 위메이드 그룹주의 주가도 급락했습니다.

    법원 판결 내용과 이유에 대해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IT바이오부 정호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정 기자, 법원이 위메이드가 아닌 거래소의 손을 들어준 이유가 뭡니까?

    <기자>
    코인은 주식처럼 내재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얼마나 많은 코인이 시장에서 거래되냐는 `유통량`이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요.

    재판부는 이번 공방의 핵심이었던 위믹스의 `실제 유통량`이 공시 내용보다 많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위메이드는 지난 10월 위믹스를 맡기면 이자(보상)를 주거나, 다른 코인으로 바꿀 수 있는 서비스(위믹스파이)를 출시하는 과정에서, 유동성 공급을 위해 위믹스 159만개 가량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위믹스 3,580만개를 담보로 맡긴 뒤, 다른 코인을 대출받기도 했는데요.

    거래소는 이 3,740만개 가량이 사전에 공시되지 않았다며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했고, 위메이드는 유통량의 개념이 서로 달랐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쟁점이 됐던 물량들이 유통량이 맞다고 판단하고, 거래소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특히 담보로 맡겼던 위믹스는, 가격이 떨어지면 주식담보대출의 반대 매매와 같이 처분될 수 있기 때문에, 유통량 공시를 위반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법원이 위메이드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위믹스는 예정대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4개 거래소에서 거래가 종료됩니다.

    오늘 오후 3시부터인만큼 이 거래소에서 위믹스에 투자하신 분들은 코인을 개인 지갑이나 다른 거래소로 옮기셔야 하겠는데요.

    정 기자, 이번 사태의 여파로 코인 가격은 물론이고 위메이드 주가도 급락했습니다. 위메이드 사업에서 위믹스가 어떤 역할을 해왔습니까?

    <기자>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주력하는 블록체인 사업의 핵심이었습니다.

    중소게임사로 시작했던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며 `위믹스` 코인을 발행했고, 이를 게임에 접목시키며 `대박`을 냈는데요.

    지난해 출시한 미르4는 `게임으로 돈을 번다`는 P2E(Play to Earn)를 표방하며 지난해 4분기 월 접속자 수 620만명을 돌파했고, 매출은 609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게임이 인기를 끌며 위믹스의 시가 총액은 지난해 말 3조 5천억 원까지 뛰었는데요. 위메이드는 장기간에 걸쳐 이 위믹스를 시장에 매도하며 세를 키워왔습니다.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현금화해 사용한 규모는 지난 3분기까지 3,232억 원에 달합니다. 위메이드는 이 가운데 생태계 확장에 3,180억 원을 할당해 위메이드플레이 인수 등에 활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위믹스의 시장 신뢰가 훼손되며 가격이 급락했죠. 오늘(8일) 오후 기준 위믹스는 전일 대비 60% 넘게 하락한 300 원선에 거래 중이며, 시가 총액은 7,400억 원 수준입니다.

    P2E 게임의 핵심 중 하나인 수익성 보전과 중요한 현금 유동화 수단을 잃은 셈인데요. 이처럼 위믹스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며 발행사인 위메이드의 주가까지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면 위메이드는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한다는 입장입니까?

    <기자>
    먼저 위메이드는 가처분신청 기각에도 불구하고, 법적 공방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입니다.

    위메이드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부당함을 밝히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며 "본안 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통해, 모든 것을 증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도 사내 메일을 통해 "위메이드와 위믹스 생태계는 건재하다"며 "위메이드가 가야할 길에 이번 일이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위메이드는 위믹스의 해외 거래소 상장을 추진할 계획인데요.

    장현국 대표는 지난 간담회를 통해 "코인베이스, 바이낸스와 상장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위메이드 사업의 축이 글로벌로 갔기 때문에 글로벌 거래소가 중요해졌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위믹스의 해외 거래소 상장을 장담할 수 없고, 가상자산 시장에 겨울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위메이드가 걸린 암초를 헤치고 나오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IT바이오부 정호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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