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와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리플데믹` 우려가 커지면서 마스크 착용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염성 높은 호흡기 질환이 동시에 유행하는 가운데 모임이나 이동이 잦은 연말을 맞이하면서 보건 당국이 마스크에 대한 언급을 시작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최근 "호흡기 질환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잘 맞는 고품질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권장했다. 그는 특히 항공기 탑승이나 대중교통 이용 시에 마스크 착용을 권했으며, 코로나19 감염 고위험 지역에서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도 CDC의 마스크 권장 지침이 주로 코로나19에 해당한다면서도 "독감이나 RSV 등에 대해서도 기능을 하므로 마스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침은 권장 사항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은 아니다.
WP는 CDC가 코로나19 감염도 `높음`으로 분류한 소수의 지역만 마스크 의무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주보건당국협의회(ASOTH)의 마커스 플레시아 최고의료책임자(CMO)는 대부분 지역 보건당국이 마스크 착용을 코로나19 감염도와 연계하는 CDC 방침을 따르는 만큼 마스크 의무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재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경우에는 CDC 분류로 감염도가 중간인 지역이지만,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입원 환자도 늘면서 경각심도 커졌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코로나19 확진자의 병상 점유율이 현재의 6.6%에서 10%로 높아지면 이르면 내년 1월 초에 새로운 실내 마스크 착용 방침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바버라 페러 LA 카운티 보건국장은 이 매체에 "우리는 급격한 증가를 보고 있다"라며 "더 많은 사람이 (백신) 추가 접종을 하고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크라멘토시 교육청은 CDC가 새크라멘토 카운티를 감염도 `높음`으로 분류하면 관내 학교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겠다고 경고했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는 않더라도 스스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 착용하도록 권장하는 목소리는 당국자나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메리 배싯 뉴욕주 보건국장은 "사람들이 무엇을 하라고 지시받는 데 지친 시기를 보냈지만, 우리는 보건 분야에서는 스스로 보호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라며 "예방접종을 받고 사람들이 모인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린지 마 버지니아공대 시민환경공학과 교수는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학술 연구는 대부분 코로나19에 대해 이뤄졌지만 마크스카 여전이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 교수는 마스크가 기본적으로 바이러스를 품은 입자들을 가둔다며 인플루엔자와 코로나바이러스는 크기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휴가를 망치거나 부모님을 만날 때 어떤 바이러스든지 옮기고 싶지 않다"며 학생과 동료 교수들이 연말 여행에서 돌아온 후 몇 주간도 마스크를 써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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