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뉴욕 시립대 교수가 인플레이션 둔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9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크루그먼은 "미국의 주택과 고용 시장 지표가 과대평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시장 관계자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폴 크루그먼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에 인플레이션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정책이 실제로 경기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면서 "최근 발표되고 있는 경제 지표가 정책 시차 때문에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10월 CPI에서 주거비가 전달 대비 0.8% 급등해 월간 상승 기준으로 약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사실 주택 시장은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이미 침체되고 있고 지난 10월 주거비 상승은 지난해 임대료 급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세계적인 투자 전략가이자 월가 강세론자로 꼽히는 제레미 시겔(Jeremy Sigel) 와튼 스쿨 교수 역시 주택 가격의 변화가 공식 집계에 나타나기까지 약 18개월이 소요된다며, 주택 시장의 인플레이션은 이미 완화되고 있고 오히려 침체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폴 크루그먼 교수는 주택뿐만 아니라 고용 시장에서도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인디드 하이어링 랩(Indeed Hiring Lab)의 조사 결과 미국인들의 평균 임금이 지난 11월 6.5% 오르는데 그쳤다"면서 "이는 지난 3월 집계된 9% 상승에 비해선 상당히 낮아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발표된 주택과 고용 시장 지표가 실제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준이 왜곡된 경제 지표 때문에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강행하는 과오를 범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앞서 폴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21일(현지시간)에도 시장이 연준의 금리인상 정책을 버터지 못하고 있다면서 연준이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크루그먼은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시장 곳곳에서 침체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는 만큼 금리인상을 중단해야 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의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테크 산업도 흔들리고 있다며 "고금리 시대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고 몇 년 후에는 다시 저금리 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비즈니스 인사이더)
한국경제TV 글로벌콘텐츠부 홍성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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