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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생선, 구이보다 찜·탕으로...위암 수술후 식사는 '유동식' [10대 암 극복 프로젝트]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22-12-17 07:22  

'맵짠' 음식 가급적 줄여야
국가 위암 검진 2년마다 권고
[편집자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2021년 건강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신규 암환자는 35만 5,136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암 발병률은 가족력 등 유전적인 요인 뿐 만 아니라 불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서구화된 음식섭취 습관으로 인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암을 예방하는 방법(조기 발견)은 물론 암치료를 받은 환자, 그리고 암환자 가족들 챙겨야 할 주의사항에 대해 암치료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의과대학 교수들을 심층 취재했다.
국내에서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갑상선암과 대장암을 비롯해 폐암, 간암, 위암, 유방암 등 10대 암에 대해 시리즈로 구성, 연재한다.

▶ 40대 중반이후 위내시경으로 정기 검진

대부분의 위암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느껴지지 않아 자각 증상만으로 발견이 어렵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 구토, 연하곤란(음식이 지나가는 감각이 느껴지거나 음식이 식도내에서 내려가다가 지체되거나 중간에 걸려서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 것), 체중감소, 출혈,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위암은 암성 궤양으로 인해 속이 쓰리거나, 아프거나, 상복부 묵직한 통증이 있는 경우가 있고, 출혈이 있을 경우 토혈(출혈된 혈액을 토하는 것), 흑변(변이 새까맣게 짜장면처럼 나오는 경우)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또, 위벽 전체가 암으로 대체되는 보만 4형(Borrmann type IV)의 경우 더욱 증상이 애매하고 진단이 힘들어 설명되지 않는 소화불량의 증상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증상으로 병을 진단하거나 의심하는 경우에 낭패를 볼 수 있기에40세 이상 성인의 경우 이상 증상이 없어도 국가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위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40세 이상 성인이라면 이상 증상이 없더라도 건강보험에서 2년마다 1회 위암 검진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검진을 받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형호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외과 교수는 “40세 이상 2년마다 상부위조영술 혹은 위내시경검사를 권고하고 있다”며 “본인이 고위험군이며, 이전에 받은 내시경에서 관찰 주의를 권고한 경우 1년마다 검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 등 위암의 선행 병변을 진단받았다면 정기 검진이 필요하며, 이러한 고위험군의 경우 제균치료를 받는 것도 예방에 효과적이다.

▶ 진행성 위암, 위절제술·위아전절제술로 제거

위암으로 진단되면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의료진이 치료 방침을 결정하게 된다.

보통 조기 위암일 경우 암이 생긴 곳에만 국한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내시경 점막하박리술로 제거하게 되며, 내시경 치료가 어려운 조기 위암이나 진행 위암의 경우 위절제술 및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한다.

김형오 교수는 “내시경 점막절제술은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지 않는 환자에서 암병변만을 내시경을 통해 암을 제거하는 것으로 조기위암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할 수 있다”며 “다만, 조기위암의 약 30%는 전이가 있을 수 있어 적응증에 주의를 요한다”고 설명했다.

암이 위와 멀리 떨어진 림프절, 복막, 간, 폐, 뼈 등으로 전이된 경우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항암치료는 완벽히 절제된 위암 2,3기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시행하는 경우와 수술이 되지 않는 전이성 병변에서 완화적 목적으로 시행하는 경우로 나뉜다.

형우진 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위 하부에 암이 있으면 위 아래쪽 2/3 정도를 절제하는 위아전절제술을 시행하며, 위 상부에 암이 있을 경우 위 전부를 잘라내는 위전절제술이 표준 수술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위암 수술은 개복수술과 복강경, 로봇 수술로 나눌 수 있고, 복강경 수술은 수술 상처의 크기도 작고 수술후 통증도 적으며 수술 후 환자의 회복도 빠른 편이다.

로봇 수술은 3차원적 시야와 손목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수술 기구, 떨림 보정과 같은 기능들이 더해져 좀 더 안정적인 수술 환경에서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치료라는 점에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큰 편이다.

상급종합병원인 3차 의료기관에서의 로봇수술을 진행할 경우 암종에 따라 평균 1,200만~1,60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든다.

▶ 위암 수술후 음식물 섭취 `가장 큰 고통`

위암 수술후 환자가 가장 힘들어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음식물 섭취다.

위를 일부분 또는 전체를 제거하고 나면 위의 크기도 줄어들고 위 운동 기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형우진 교수는 “수술후 처음에는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조금씩 천천히 꼭꼭 씹어 자주 먹는 연습을 해야 하며, 수술후 약 3~6개월 정도 지나면 음식의 섭취가 편해지고 식사량도 서서히 증가하면서 회복된다”고 말했다.

또, 수술후 최소 5년 동안은 재발을 감시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외래를 통해 진찰과 검사를 받아야 하며, 5년 이후에도 정기적인 내시경 검진은 꼭 필요하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 유전적 요인보다 환경적·생활 습관이 위암 발병 관게 높아

일반적으로 위암이 유전되는 경우는 적지만, 직계가족 중 위암이 있을 때 위암 발생의 위험도는 3배 정도 높다는 점에서 위암 가족력이 있다면 전문가와 유전 요인에 대한 상담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위암 발생의 전체 원인 중 3~5% 정도가 유전적 요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김형호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위암이 위 상부보다 위 체부나 하부에 많이 생기고 미만형보다 장기간 염증 반응에 의한 장형위암이 많으므로 유전적 요인보단 환경적, 생활 습관 등의 사회 환경적 요인이 위암의 발병과 더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위암 발병을 줄이기 위해서는 짠 음식이나 불에 탄 음식, 육가공 식품을 피하고 흡연과 음주도 삼가해야 한다는 게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형우진 교수는 “짜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위점막에 손상을 일으켜 발암물질이 잘 흡수되도록 도와 간접적인 발암물질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며 “육류나 생선이 타는 경우 표면에 발암물질인 아민(amine)이 발생하므로 구이보다는 삶거나 끓여서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햄·소시지 등의 육가공품의 발색제로 이용되는 아질산염 (아질산나트륨 또는 아질산칼륨) 역시 접촉 부위에 암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김형호 교수는 “대개 암 발병에 영향을 주지 않는 식습관으로는 저염식, 신선한 야채 및 단백질이 풍부한 식단, 비타민의 공급 등이 있다”며 “붉은 고기식품에 대해서는 연구마다 결과가 차이가 있어 결론내리기는 어려우나 가공육은 암 발생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호 교수는 또 “암은 환자가 무엇을 먹느냐에 관심이 없고 자기가 가져가야 할 것은 모두 빼앗아가는 강도이므로 적당한 육식은 투병에 도움이 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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