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힌 FTX 창업자…"명문대 교수부모도 조사"

입력 2022-12-13 21:07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30)가 체포된 가운데 이 회사의 급성장에 미국 명문대 교수인 부모의 도움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미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FTX 붕괴의 한복판에 있는 부모`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뱅크먼-프리드 창업자의 부모인 스탠퍼드 로스쿨 교수 조지프 뱅크먼(67)과 바버라 프리드(71) 부부가 FTX의 사업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가상화폐 거래소의 파산을 유발한 잠재적인 범죄행위에 직접 관련돼 있다는 증거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들의 역할은 자식의 사업을 부모로서 단순히 지지하고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NYT는 전했다.

아버지인 뱅크먼 교수는 아들이 코인 제국의 억만장자로 떠오르기 전부터 조세 전문가로 명성을 날렸으며, 아들이 FTX를 창업한 뒤에는 회사에 정식으로 고용돼 일하는 등 사업에 깊숙이 발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 초기에는 회사의 첫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을 도왔고, 작년에 아들이 미 하원 금융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진술하는 과정에서 조언해주기도 했다. 또 FTX 직원들이 세금 관련 문제가 있을 때 종종 뱅크먼 교수와 상의했다고 정통한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뱅크먼 교수는 FTX가 파산하기 몇 달 전까지 아들이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저소득층에 금융시스템 접근 기회를 줌으로써 세상을 구하는 데 가상화폐를 이용한다는 서사를 만들어내도록 도왔다고 NYT는 지적했다.

어머니인 프리드 교수는 법철학 분야 전문가로 기부와 자선, 이타주의 효과를 강조하는 저술을 해왔으며 FTX 파산 전까지 정치 기부 네트워크인 `마인드 더 갭`의 이사회 의장을 맡기도 했다. 뱅크먼-프리드는 FTX 창업 후 이 네트워크가 추천한 그룹에 돈을 대는 기부자 중 하나였다.

뱅크먼·프리드 부부는 바하마에 있는 FTX 사무실에 매달 한 차례씩 방문했으며, 그때마다 1천640만 달러(약 213억원)짜리 집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의 대변인인 리사 헬러는 "뱅크먼 교수가 FTX에서 11개월 동안 일했지만, 회사에서 딱히 역할은 없었다"며 "그는 사람들을 가난에서 구해낼 방법을 찾느라 인생의 많은 부분을 보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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