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5억 재산분할 수용 못해"…노소영, 이혼소송 1심 항소

입력 2022-12-19 11:15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에서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 665억원을 판결한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다.

노 관장의 소송대리인단은 19일 "최 회장 소유의 SK 주식을 `특유재산`이라고 판단해 재산분할에서 제외한 부분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1심을 심리한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김현정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대리인단은 이날 입장을 내고 "해당 주식은 선대 최종현 회장이 상속·증여한 게 아니라 혼인 기간 중인 1994년에 2억8천만원을 주고 매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고(최 회장)의 경영활동을 통해 그 가치가 3조원 이상으로 증가했고, 그 가치 형성 과정에 피고(노 관장)가 내조를 통해 협력했다"고 주장했다.

민법에서는 부부의 일방 당사자가 상속이나 증여로 취득한 재산을 특유재산으로 규정한다.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1심 재판부는 최 회장 소유 SK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보고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재판부는 "노소영 씨가 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노 관장 측은 "전업주부의 내조와 가사노동만으로 주식과 같은 사업용 재산을 분할할 수 없다고 판단한 법리는 수긍하기 어렵다"며 "가사노동의 기여도를 넓게 인정하는 최근의 판례에 부합하지 않는, 법리적 오류가 있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혼과 같은 부부간 분쟁에 의해 회사 경영이 좌우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부분,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인에게 과도한 경제적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설시한 부분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1988년 9월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최 회장은 2015년 혼외 자녀의 존재를 자인하며 노 관장과 성격 차이로 이혼하겠다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밝혔고, 이후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하면서 본격적인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양측이 조정에 실패하면서 결국 소송으로 전환됐고, 이혼에 반대하던 노 관장도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고 입장을 바꾸고 맞소송(반소)을 냈다.

노 관장은 위자료 3억 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가운데 42.29%를 지급하라고 요구했고, 이후 재판 과정에서 50%를 지급하라고 청구 취지를 변경했다. 최 회장은 SK㈜ 주식의 17.5%인 1천297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이달 6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을 받아들이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1억원, 재산 분할로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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