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오민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지난주 CPI에 환호했던 증시가 FOMC 파월 연설로 다시 가라앉았죠.
월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월가는 연준이 경기 침체를 강하게 예고하고 있다고 봤는데요.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에서는 “연준이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5%로 전망하고 실업률을 대폭 높였다”면서 “이는 사실상 경기 침체를 경고한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국민들도 내년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5명이 내년 미국 경제에 대해 나빠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을 내놨다고 합니다.
파이낸셜어드바이저스는 “올해 시장의 화두가 인플레이션과 금리였다면 내년에는 수익 악화와 경기침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가에서도 경기 침체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씨티그룹, 웰스파고, 모건스탠리에 이어서 골드만삭스도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에 대비해서 내년 초에 4000명 가량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상당히 우려스러운 전망들인데요.
시장에서도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시그널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네 우선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2월 13일 이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그동안 연준에서 매파적일수록 국채 수익률이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연준의 매파 발언 이후 수익률이 떨어진 거죠.
2년물 국채 수익률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채권 시장의 반응은 이미 기준금리가 충분히 올랐다는 의미”라면서 “연준이 너무 (금리 인상을) 밀어붙이면 침체에 빠진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주식과 채권 사이의 1년 상관관계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바뀌었다고 설명하는데요.
간단하게 말하면 기존에는 ‘연준의 매파 행보’에 ‘채권 수익률이 오르고 주가가 떨어졌다’면 지난주에는 ‘연준의 매파 행보’에 ‘채권 수익률과 주가 모두 떨어졌다’는 겁니다.
채권 수익률이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니 결국은 기존에는 채권 가격과 주가가 같이 움직였다면 지금은 반대로 움직였다는 거죠.
<앵커>
채권 가격과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다가 지금은 반대로 움직인다는 거네요.
왜 그런건가요? 이게 투자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 건가요?
<기자>
국채 수익률이 연준의 매파 행보에도 떨어졌다는 건 이제 금리 인상보다 경기 침체가 더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이 점은 앞으로 나오는 경제 지표에 대해 시장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기존에는 나쁜 경제 지표가 나오면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이 반등하는 경향을 보였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금리 인상보다 경기 침체 우려감이 더 커졌기 때문에 경기 지표가 나쁘게 나오면 주가 하락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거죠.
플랑테모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에서도 “시장은 이제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감이 아니라 (경기 침체로 인한) 기업 수익 악화를 걱정 중”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이제는 나쁜 소식이 주식시장에도 나쁜 소식인 시기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제는 우리가 경제 지표를 볼 때 기존과 다르게 해석해야 할 수도 있다는 거네요.
앞으로 12월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남은 연말까지는 증시가 어떨까요?
<기자>
열흘 남짓 밖에 남지 않은 12월이지만 월가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트루이트스 어드바이저리서비스는 “사람들은 연말까지 시장이 좀 풀리길 원하겠지만 증시는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비관적인 시선을 내비쳤고요.
미국 기술적 투자 분석업체인 스트레터가스 리서치에서도 “시장 약세 속에서 S&P500이 한달 만에 저점을 찍은 것은 일종의 경고 신호”라면서 “상황이 더 악화하고 저점을 다시 하회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반대로 연말은 계절적으로 증시가 좋았던 시기라면서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CNBC는 “이달 S&P500이 6% 가량 하락했다”며“미국 증시가 일반적으로 12월에 강세를 보여온 점을 감안하면 역사적으로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온라인 금융업체 소파이의 전략가도 “11월 인플레이션 지표로 증시 낙관론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서 물가지표로 인한 파티가 연말까지 남아있다고 보기도 했습니다.
<앵커>
시장이 어렵다보니 연말 산타랠리에 대해서도 확언하기 힘든 상황이네요.
그나마 증시에서 주목할 투자처로 제기되는 부분이 있을까요?
<기자>
일부 빅테크 종목과 구리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월가 전문가들이
있었습니다.
애플이나 메타 등 낙폭이 컸던 일부 빅테크 종목을 저가 매수하는 전략을 제시한 건데요.
모간스탠리는 “중국 공급 차질로 인한 애플 주가 하락은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라면서 추천했습니다.
에버코어ISI에서도 내년에 애플이 혁신적인 한 해를 맞을 것이라면서 최선호 종목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JP모간도 “메타가 비용을 통제하면서 매출 개선이 기대된다”며 밸류에이션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내년 최선호 종목으로 엔비디아를 꼽으면서 반도체 업황으로 인한 회복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빅테크 투자에 있어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거네요.
구리는 어떤 점이 매력적인 포인트인가요?
<기자>
보시는 것은 구리 현물 가격 그래프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작년 3월초 1만 달러를 상회하던 구리 가격이 올해 7월 중순 7천 달러까지 빠졌다가 하반기에는 8200달러선까지 올랐는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골드만삭스는 내년에 구리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라면서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연준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완화하고 중국도 리오프닝하면 구리 수요가 회복한다는 겁니다.
또 유럽에서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면서 친환경 인프라 부문으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데요.
전통 에너지보다 풍력이나 태양광과 같은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에서 수요가 많다는 점에서 친환경 에너지 기조 회복도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면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구리 가격이 톤당 1만 2천달러까지도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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