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새벽에 수십만 원 빼가"…네이버 크림, 수수료 논란

정호진 기자

입력 2022-12-19 18:58   수정 2022-12-19 18:58

    <앵커>
    네이버의 자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국내 리셀 플랫폼 1위 업체 `크림`에서 여러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취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IT 바이오부 정호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정 기자, 리셀이란 단어는 많이 들어보긴 했는데, 용어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리셀이란 이름 그대로 소비자들이 물건을 되파는 거래를 뜻하는데요.

    일반 중고거래와 다른 점은 자신이 사용하던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구매한 한정판 운동화라든지, 명품 의류, 액세서리 등에 웃돈을 붙여 판매한다는 겁니다.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리셀 시장 규모는 약 1조 원에 이르는데, 국내에선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설립한 리셀 플랫폼 `크림`이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네이버 크림에서 여러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판매자가 크림에 물건을 전달했는데도 수령을 거부하고, 패널티를 부과하는 사례도 있다고요?

    <기자>
    먼저 크림에서 물건을 중개하는 방식은 크게 2가지입니다.

    하나는 판매자가 물건을 올리면 구매자가 보고 구입하는 일반적인 방법이고요.

    또 하나는 판매자가 거래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크림 창고에 물건을 전달해 보관하고, 거래가 체결되면 즉시 출고해주는 방식입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건 보관 판매인데요. 이와 관련해 제보가 들어와 취재를 했습니다.

    제보자에 따르면 한정판 운동화를 판매하기 위해 물건을 보냈는데, 크림에 택배가 도착했지만 반송됐습니다. 택배에 다른 운송장이 적혀있었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그 결과 크림으로부터 제보자는 20만원의 패널티를 물게 됐습니다. 날벼락 같은 수수료 부과는 심지어 새벽에 통보가 이뤄졌다고 합니다.

    크림은 운송장 추적 불가 또는 도착 상품 식별이 곤란할 경우 물건을 반송 처리하고 물건 값의 15%가량을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습니다.

    제보자는 "물건이 잘 도착했다는 문자까지 받았고, 이름이나 전화번호로도 물건 확인이 가능하다"고 항의했지만 크림 측은 자동화시스템이기 때문에 운송장 확인이 어렵다는 답변만 되풀이했습니다.

    <앵커>
    크림 이용자 입장에서는 본인의 잘못이 아닌데도 상당한 금액을 수수료로 물게됐는데, 어떻게 보면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나 다름없네요?

    <기자>
    제보를 받고 취재를 하면서 제가 크림 측에 직접 문의해봤습니다.

    크림에서는 소비자의 혼란을 막기 위해 발송 정보를 입력하는 단계에서, 운송장 번호를 정확히 입력해야 정상적으로 입고처리 된다는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실제 물건이 도착했음에도 운송장 번호가 다르다는 사유로 반송 처리하는 정책에 대해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는데요.

    경쟁사에선 판매자가 운송장을 잘못 기입한 경우 정보를 수정할 기회를 주기도 하고, 포인트를 지급하기도 하는데 크림에선 이같은 시스템이 없는 상황입니다.

    만일 소비자가 수수료를 환불받고 싶다면, `택배사의 과실로 물건이 도착하지 않았다`는 입증자료를 소비자가 직접 받아서 크림에 제출해야 합니다.

    다만 택배사에서도 "크림이 자사 정책의 책임을 택배사에 떠넘긴다"며 입증자료를 발급해주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문제 해결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플랫폼 입장에선 약관대로 일을 처리한 것 아닙니까? 문제가 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크림이 절차대로 일을 처리한 건 맞습니다. 다만 플랫폼의 약관이 플랫폼의 모든 책임을 피하는 수단이 되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국소비자연맹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불만 가운데 `리셀 업체 약관이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은 23%에 달했습니다.

    소비자단체 측은 소비자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만큼, 약관의 형평성과 공정성에 대해 고민해볼 여지는 충분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하단>
    [박순장 /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감시팀장 : 약관이 절대적으로 소비자에게 불리하고, 회사에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죠. 문구라든가 문장이 애매한 경우 해석을 하게 되면 회사에 유리하도록…]

    <앵커>
    공정위에서도 작년 리셀 플랫폼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한 것으로 아는데, 그래도 문제가 여전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공정위는 지난해 하반기 5개 리셀 플랫폼을 대상으로 불공정약관을 시정조치 했는데요.

    공정위의 조치에 따라 수정된 내용에는 분쟁이나 문제 등에 대해서 "사업자에게 귀책 사유가 있다면 책임을 부담한다"는 문구가 추가 됐습니다.

    그 전까지는 장애나 피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었습니다.

    결국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플랫폼의 책임이 인정이 돼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건데요.

    앞선 운송장 사례에서 보듯 소비자가 책임을 직접 입증해야 하는 겁니다.

    국회에서도 크림의 약관 문제를 지적한 바 있는데요.

    양정숙 의원실 관계자는 "공정위에서도 크림을 대상으로 약관 심사를 했던 모양"이라면서도 "법 위반이라고는 하지 않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부당하다고 느낄 요소가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IT바이오부 정호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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