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 신드롬 열풍은 마지막까지 거셌다.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지난 25일 뜨거운 호평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진도준(송중기 분)으로서의 삶을 뒤로한 채 다시 돌아온 윤현우(송중기 분)는 진실과 정의로 순양가에 몰락을 안기는 데 성공했다. 두 번쨰 인생이 가져다 준 기회, 그곳에서 시작된 기적은 여운 짙은 엔딩을 안겼다.
안방극장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재벌집 막내아들’은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을 열광시켰다. 최종회 시청률은 자체 최고인 전국 26.9%, 수도권 30.1%, 분당 최고 32.9%를 기록, 2022년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로 뜨거운 대미를 장식했다. 타깃 2049 시청률 역시 11.9%로 자체 최고를 경신하며 전 채널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화제성도 휩쓸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조사한 12월 3주 차 TV 화제성에서 드라마 부문은 물론 예능을 포함한 종합 순위에서도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위엄을 과시한 것. 출연자 화제성 부문 역시 배우 송중기가 1위, 이성민이 2위, 김남희가 7위, 박지현이 8위, 정희태가 9위, 신현빈이 10위에 랭크되며 멈출줄 모르는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2022년 12월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순위에서도 16.6%의 선호도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2013년 1월부터 한국갤럽이 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래 10년 동안 전 채널, 전 장르 최고 기록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평범했던 삶의 끝에서 재벌집 막내아들로 회귀한 남자, 자신의 죽인 집안의 핏줄로 다시 태어난 진도준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다이내믹했다. 예견된 사건들 속에서도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반전, 그 끝에서 이뤄내고마는 짜릿한 승리는 회귀물이 지닌 쾌감을 극대화했다. 또한 1987년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진도준이라는 개인의 앞날과 격변의 현대사가 맞닿는 지점들은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오직 미래를 아는 자만이 할 수 있는 그의 과감한 선택들은 누구나 꿈꿔보았던 인생 2회차의 판타지를 자극하며 호응을 이끌었다.
이러한 `인생 리셋 판타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 지점은 다채로운 장르였다. 윤현우를 죽인 이가 누구인지 추리해나가는 미스터리부터 시작해, 순양가 가장 바깥에 있던 진도준이 진실과 욕망을 좇아 중심으로 뚫고 나아가는 복수극, 또 치밀한 수 싸움으로 기업을 삼키려하는 승계 전쟁까지. `재벌집 막내아들`을 이루는 이 복합적인 요소들은 눈 뗄 틈 없는 재미로 시청자들을 흡인하는 데 성공했다.
몰입도를 견인한 데에는 배우들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이야기 곳곳에 포진된 개성 강한 순양가 인물들은 진도준의 싸움에 있어 마치 게임의 스테이지와도 같은 예측 불가의 재미를 더했다. 특히 이야기를 관통한 진도준, 진양철(이성민 분)의 애증 서사는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자아냈다. 이방인에서 시작해 적대자를 지나, 마침내 가족이 되는 이들의 유일무이한 관계성은 송중기, 이성민의 열연으로 완성됐다. 순양가 바깥에서 움직이며 자신만의 오롯한 목표를 이룬 서민영으로 분한 신현빈의 존재감도 남달랐다. 여기에 윤제문, 김정난, 조한철, 서재희, 김영재, 정혜영, 김현, 김신록, 김도현, 김남희, 박지현, 강기둥, 박혁권, 티파니 영, 조혜주까지. 배우들의 연기 대결이 만든 캐릭터 플레이는 극을 이끌어나간 또 다른 한 축이 되어 단단한 세계관을 구축했다.
그렇게 탄생한 대한민국 최상위 재벌가 순양가의 모습은 역시 흥미로웠다. 하나뿐인 순양의 왕좌를 노리며 맹렬히 대치하는 이들 가족의 면모는 적나라한 욕망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러는 한편 노력 없이 모든 것을 가지고 태어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다시 태어나라`던 순양가의 말은 태생에 따라서 평생이 결정되는 우리 삶에 날카로운 질문을 남겼다. 순양가의 대척점, 가장 평범한 밑에서부터 파문을 만들고 마침내 그들을 몰락시킨 윤현우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특별했다. 과거가 아닌 현재에서, 태생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자본보다도 정의를 택하며 순양을 붕괴시킨 윤현우. 인생 2회차가 만든 이 새로운 기적은 의미 있는 마침표를 찍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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