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전 대통령이 30일 약 5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28일 신년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된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해 오후 1시56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 앞에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택 정문에서 50m가량 떨어진 사거리에 정차한 검은색 카니발에서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내렸다.
다소 거동이 불편한 듯 다리를 절뚝이기도 했지만, 10여 분가량 걸어 이동하며 폴리스라인 뒤로 도열한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지만, 옅은 미소가 보이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취재진과 만나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 전 대통령이 뇌물·횡령 등 혐의로 지난 2018년 3월 수감된 이후 재판장 변론을 제외하고 공개된 장소에서 육성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오랜 입원 생활 탓인지 얼굴은 다소 수척했지만, 표정은 밝았다.
취재진과 눈을 맞추기도 하며, 담담한 목소리로 발언을 이어간 이 전 대통령은 마지막에 허리를 45도가량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2분30초가량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이 전 대통령은 곧장 자택 안으로 들어갔다. 사과 여부를 묻는 말에는 답하지 않았다.
최측근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권성동 의원 등 옛 친이(친이명박)계 인사 일부가 뒤를 따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자택 앞에는 이 고문과 권 의원 외에도 옛 친이계 인사들이 집결했다.
임태희·하금렬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두우 최금락 홍상표 전 홍보수석, 김황식 전 국무총리, 류우익·맹형규·윤증현 전 장관, 정병국 이군현 김희정 전 의원 등 MB정권 당시 청와대와 정부·여당에서 요직을 맡았던 핵심 인사들이 모습을 보였다.
현직 의원 중에는 권 의원 외에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조해진 류성걸 박정하 태영호 의원 등이 눈에 띄었다.
또 지지자 300여명(이명박 전 대통령 측 추산)은 이 전 대통령 내외가 모습을 드러내자 연신 `이명박`을 외치며 환호했다.
이들은 `늘 사랑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들었다.
논현동 자택과 앞서 서울대병원 퇴원길에서 반대 시위나 충돌은 없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54분께 혜화동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했다.
차량 통로와 연결되는 후문에서 수행비서가 미는 휠체어에 탄 이 전 대통령은 별다른 발언 없이 대기 중이던 차량에 몸을 실었다. 차에 탈 때도 수행비서 부축을 받았다.
김 여사를 비롯해 대여섯 명 안팎의 수행원과 경호 인력이 뒤를 따랐다.
이 전 대통령은 자택으로 이동하는 도중 강남구 압구정동의 소망교회에 들러 40분 가량 머물렀다. 이날 예배는 없었으며, 이 전 대통령 내외는 목사와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랫동안 이 교회에 다닌 이 전 대통령은 현직 시절에도 장로직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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